‘몸값’ 오른 조국, ‘기회’ 잡은 이준석, ‘대권’ 흔들 이낙연
조국, ‘지민비조’ 현실화에 원내 입성 유력…野 ‘새 축’으로 이준석, 與험지서 ‘경쟁력’ 입증…이낙연, 대권가도 이탈
2024-04-11 박성의 기자
‘조국의강’ 건넌 조국…“이재명 라이벌로”
10일 오후 6시 지상파 3사(KBS·MBC·SBS)의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 공동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 마련한 조국혁신당 개표 상황실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조국혁신당이 13석 이상을 가져갈 것이라 예측되면서다. 이는 조국혁신당 목표인 비례대표 ‘10석+α’를 웃도는 수준으로, 예측대로면 조국혁신당은 원내 제3의 정당이 된다. 비례대표 2번 후보로 나선 조국 대표 역시 국회의원 배지를 달 것으로 보인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조국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민생도, 외교도, 민주주의도 망가졌다.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퇴행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들이 바로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혁신당의 돌풍은 총선 전부터 예고돼 왔다. 조국혁신당이 선거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한 펀드가 20분 만에 100억원을 돌파했고, 54분 만에 200억원이 완판됐다. 총선을 일주일 앞둔 4월3일 조국혁신당은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 1위에 올라섰다. 창당 한 달 만에 이룬 성과다. ‘표심’으로 굳건한 지지세가 확인되면서, 조 대표가 주장하는 ‘윤석열 정권 견제’ 목소리에도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딸의 논문 대필 의혹 등에 대한 진상을 규명할 ‘한동훈 특별검사 도입법’을 발의하겠다고 한 바 있다. 또 민주당과 힘을 합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양평고속도로 의혹까지 밝혀내겠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조 대표가 향후 야권의 강력한 대권 주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치 컨설턴트인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총선 이후 조 대표의 행보와 관련해 “민주당이 압승한다면 선거의 공은 조국 대표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법 리스크 등 여러 이슈도 있겠지만 (검찰정권) 조기 종식을 걸고 선거를 치른 것이기 때문에 탄핵을 둘러싼 일들이 벌어질 것이고 자연히 (조 대표는) 리더십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야권 재편을 둘러싸고 축이 하나 더 생긴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이재명 대표와 주도권을 두고 대결하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이준석 ‘절반의 성공’…이낙연 대권행 ‘적신호’
총선 직전 손을 잡았다가, 이견 끝에 ‘결별’을 선언한 이준석 개혁식당‧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의 희비는 엇갈렸다. 두 대표 모두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이준석 대표만 배지를 다는데 성공했다. 이 대표는 ‘반도체 벨트’를 앞세워 경기 화성을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른바 ‘깜깜이 기간’(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까지 판세는 이 대표에게 불리했다.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를 따돌리고 2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으나, 선두를 달리는 공영운 민주당 후보와의 격차가 상당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극적으로 ‘골든크로스’에 성공하며 당선됐다. 공 후보를 둘러싼 ‘아빠 찬스’ 논란이 이 대표에겐 기회가 됐고, 이후 ‘48시간 무박 유세’라는 배수진을 친 게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로써 4수 만에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 ‘돌풍’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으나, 여당 험지로 불리는 화성을에서 당선되면서 정치적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11일 “전 당대표가 왜 당을 옮겨 출마할 수밖에 없었을까라는 것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곱씹어봤으면 한다”며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180석에 달하는 의석을 가지고도 윤석열 대통령을 효율적으로 견제하지 못했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개혁신당은 차원이 다른 의정 활동으로 잘못된 점을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낙연 대표는 광주 광산을에서 친이재명계 민형배 후보에 큰 격차로 패하며 정치적 기로에 섰다. 앞서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가 없다’는 점을 내세워 이재명·조국 대표와의 차별화를 시도했으나 호남의 민심은 싸늘했다. 이미 민주당을 탈당한 데다 총선에서도 낙선, 이 대표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 입지를 계속 이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