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치료받으라고?”…외벌이하던 아내 잔혹 살해한 前공무원

法, 징역 12년 선고 “자녀들도 엄벌 탄원…우발적 범행 등 고려”

2024-04-03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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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벌이로 사실상 생계를 책임지던 50대 아내를 살해한 60대 남성이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제13형사부(정영하 부장판사)는 이날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 A(63)씨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16일 오후 7시쯤 광주 북구 매곡동의 모 아파트 단지 내 계단에서 아내인 여성 B(58)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범행 직후 도주했으나 약 2시간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과거 공무원이던 A씨는 뇌병변 장애 판정을 받은 뒤 특별한 직업 없이 무분별하게 술을 마셨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평소 보험설계사로 일하며 생계를 홀로 책임진 아내 B씨와 금전 문제를 두고 자주 다퉜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에도 술에 취해있던 A씨는 퇴근 후 귀가한 아내로부터 “병원에서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듣자 격분해 흉기를 들었다. 그는 본인을 피해 현관 밖으로 도망친 아내를 뒤쫓아가 끝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재판부는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34년간 함께 결혼을 생활을 한 배우자를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죄질이 나쁘다”면서 “자녀들도 큰 충격에 빠졌고, A씨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탄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뇌졸중 발병으로 장애 판정을 받은 점,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점, 우발적 범행이었던 점,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