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갑 채현일 46.8%·김영주 37.8%
‘유성을 터줏대감’ 이상민도 오차 밖에서 밀려
민주 지자체장 출신 조광한·김윤식도 ‘열세’
2024-04-02 구민주 기자
22대 총선 공천 전후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적진’ 국민의힘으로 옮겨 지역구에 출마한 의원들이 대부분 민주당 후보에 밀리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 시절 오래 터를 닦아온 지역구에 똑같이 출마했음에도, 그 세를 고스란히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당적을 옮기는 과정에서 생긴 일부 이미지 타격에, 인물보다 정당을 더 우선에 두는 경향이 더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영등포갑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채현일 민주당 후보가 46.8%, 김영주 국민의힘 후보가 37.8%로 나타났다. 두 후보 사이의 격차는 9.0%포인트(p)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허은아 개혁신당 후보는 8.6%로 뒤를 이었다.
김영주 후보는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로 분류되자 탈당해 지난달 4일 정식으로 빨간 점퍼를 입었다. 앞서 그는 이 지역에서만 내리 세 번 승리(총 4선)한 데 이어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과 21대 후반기 여성 국회부의장을 역임했지만 영등포구청장 출신 채현일 후보를 도통 앞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일찍이 민주당에서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입당한 이상민 후보도 자신의 텃밭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TJB대전방송·충청투데이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달 23~24일 대전 유성을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34.5%로 황정아 민주당 후보(55.6%)에 크게 밀렸다.
이 후보는 2004년 17대 총선부터 이곳 유성을에서만 5선을 한 지역의 터줏대감이다. 이 후보에 맞서 민주당은 지역 특성에 맞춰 보란 듯 영입인재 6호인 ‘우주 과학 전문가’ 황정아 후보를 내세웠다. 유성을은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고 또 30여 개의 정부 출연 연구기관 소속 노동조합도 있어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당적을 옮긴 이 후보가 앞선 선거들과 달리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중진 외에도 민주당 소속 3선 시흥시장 출신 김윤식 후보와 ‘이재명 저격수’였던 남양주 시장 출신 조광한 후보도 국민의힘으로 옮겨가 각각 경기 시흥을과 남양주병에 공천을 받았다. 두 후보 모두 각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에 크게 뒤지고 있다.
OBS경인TV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3~24일 경기 시흥을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친이재명계’인 조정식 민주당 후보가 51.3%로 나타났으며 반면 김윤식 후보는 29.6%에 그쳤다. 새로운미래 김상욱 후보는 2.1%로 집계됐다.
조광한 후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곳에서 지난달 25일~26일 경기 남양주병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 후보는 33.5%로 역시나 친명 김용민 민주당 후보(48.6%)에 오차 범위 밖에서 열세했다. 개혁신당 정재준 후보 2.6%로 나타났다.
영등포갑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 89%·RDD 유선 ARS 11%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4.0%다. 유성을 조사는 무선 가상번호 방식으로 응답률 8.4%다. 시흥을과 남양주병 조사 역시 무선 가상번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각각 12.3%와 14.9%다. 모두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