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내며 쾅” 79세 운전자 돌진에 9중 추돌…폐지줍던 70대 사망
굉음 내며 중앙분리대 들이받고 차량·오토바이 추돌 사상자 14명…길 건너던 70대 남성 참변·13명 부상
서울 은평구 불광동 연신내역 인근 도로에서 9중 추돌 사고가 나면서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70대 운전자는 "사고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운전자 과실과 급발진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2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54분께 불광동 연서시장 앞 왕복 6차로 도로에서 운전자 A(79)씨가 몰던 제네시스 SUV 차량이 길을 건너던 70대 남성 B씨를 친 뒤 차량과 오토바이 8대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사상자 14명을 구조, 인근 병원 3곳으로 이송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B씨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사고 여파로 도로가 통제되고 퇴근 시간까지 맞물리면서 일대는 상당 시간 극심한 교통 정체를 빚었다.
인근 상인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A씨가 몰던 SUV는 갑자기 엄청난 속도를 내며 중앙분리대를 충격한 뒤 곧이어 다른 차량과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한 상점 주인은 "굉음과 동시에 쾅쾅하는 소리가 났다"며 "가드레일이 산산조각 나고 아수라장이 됐다"고 전했다.
길을 건너다 참변을 당한 B씨는 평소 시장과 그 주변에서 폐지를 수거해왔다고 한다. 사고 당시에도 폐지를 주워 이동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A씨가 음주 상태는 아닌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차량 블랙박스,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정확한 경위와 급발진 여부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에 "사고 충격으로 정확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상을 입은 A씨 치료가 끝나는대로 그를 입건해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