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꺾어놔야”…아기 기저귀 터지도록 폭행해 숨지게 한 친모·공범
檢, 피고 3명에 ‘징역 30년’ 구형…“피해자, 말할 수 없는 고통”
피고 측은 ‘선처 호소’…“어린 나이에 원치 않는 임신·출산”
2024-02-29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기를 꺾겠다’는 이유로 1세 아동을 상습 폭행해 사망케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친모와 공범 2명에게 중형이 구형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대전지방법원 형사11부(최석진 판사) 심리로 진행된 친모 A(29)씨와 공범 B(30)·C(여·27)의 아동학대치사 혐의 결심공판에서 이들에게 각각 징역 30년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중형을 구형한 이유에 대해 “A씨는 1살 된 아들이 새벽에 깬다는 이유로 B씨 등과 함께 구둣주걱으로 무차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서 “피해 아동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피고인들은 재판부의 선처를 구했다. A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어린 나이에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을 해 어려움을 겪었고,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없어 양육 스트레스를 받은 점 등을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B씨 측 또한 “밤에 잠을 못 자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다보니 자제하지 못하고 범행에 이르게 됐다”면서 “살해할 동기는 없었고, 당초 A씨를 도와주려고 같이 살게된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미혼모인 A씨는 작년 8월 말쯤부터 동거남의 가정폭력을 피해 B씨의 집에서 돌이 갓 지난 아들 D군과 함께 생활했다. C씨는 A씨의 아들 훈육 장면을 보고 “그렇게 하면 안된다. 기를 꺾어놔야 네가 편하다”고 조언했다. B씨 또한 “고집과 기를 꺾어주자”며 동참 의사를 밝히면서 학대가 시작됐다.
학대는 상습적이었다. A씨는 작년 9월25일 B·C와 함께 여행 후 귀가하는 차량 안에서 D군이 낮잠을 잔다는 이유로 구렛나룻을 잡아당기고 얼굴을 부딪히게 해 눈가에 멍이 들도록 했다. 밥을 먹지 않는다면서 아이의 팔을 폭행하기도 했다.
B씨의 경우 D군의 머리와 발바닥을 수 차례 때리는 등의 학대를 가했다. 작년 10월4일엔 D군이 새벽에 깨 보챈다는 이유로 A씨가 D군의 얼굴을 폭행했고, 이를 본 B씨는 이에 동참해 구둣주걱을 휘둘렀다. 구둣주걱은 부러졌고, D군의 기저귀가 터져나갔다. C씨의 경우 철제 집게나 멀티탭 전선 등을 D군에게 휘둘렀다.
이외에도 D군은 세척 솔, 휴대전화 충전기, 태블릿 PC 등 다양한 도구로 폭행당했다. 결국 D군은 작년 10월4일 호흡 곤란 및 동공 확장 등 이상 증세를 보였으나 1시간 이상 방치당했다.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져 사망 판정을 받은 D군의 사인은 ‘외상에 의한 저혈량성 쇼크사’였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3월21일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