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배송’된 문 앞 택배가 사라졌다…책임은 누구에게?
일반 택배·로켓배송 물품 분실시 해결 방법은 택배사-고객 간 책임 소재 따져야…‘동의’시 고객 책임 쿠팡, 고객센터 등 통해 분실 상품 재배송
2024-02-21 조유빈 기자
“문 앞에 놓아주세요” 했다면? 고객에게 ‘분실 책임’
원칙적으로 택배는 수령인에게 직접 전달해 인도 확인을 받아야 하고, 대리인에게 줬다면 그 사실을 수령인에게 전해야 한다. 택배표준약관에 따르면, 물품을 받을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수령인과 협의해 반송하거나, 합의된 장소에 보관할 수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배송이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비대면 배송된 물품이 분실됐을 경우, 택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비대면 배송에 대한 ‘동의’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수령인 본인이 경비실이나 문 앞에 택배를 보관하는 것에 직접 동의했다면, 분실시 책임 소재는 수령자에게 있다. 문자나 전화 등 연락을 통해 비대면 배송에 동의했거나, “문 앞에 놓아달라”고 직접 의사를 밝혔거나, 주문시 수령 장소를 미리 선택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수령인이 동의한 경우 택배 기사는 상호 협의에 따라 택배를 지정된 장소에 두고 간 것이 된다. 문 앞으로 놓고 간 순간이 곧 배송이 완료된 시점이 되기 때문에 물품이 분실되더라도 보상을 청구할 수 없다. 경찰 신고 등을 통해 피해를 구제 받아야 한다. 그러나 택배 기사가 수령인에게 연락하지 않고 임의로 집 앞이나 경비실, 특정 장소에 물품을 보관한 뒤 물품이 사라졌다면 그 책임은 택배사에 있다. 이 경우 수령일로부터 14일 내에 택배사에 통지해야 하고, 전화보다는 내용증명 등을 통해 증거를 남기는 것이 좋다. 택배사는 수령인이 손해 입증서류를 제출한 날로부터 30일 이내 우선 보상해야 한다. 손해액은 운송장에 기재된 물품 가액을 기준으로 지급한다. 기재되지 않은 경우 손해배상 한도액은 50만원이다.새벽배송, 주문시 비대면 배송에 ‘이미 동의’?
그렇다면 쿠팡 등 물류센터를 직접 보유한 플랫폼에서 직접 배송되는 물품이 분실된 경우에는 어떨까. 새벽배송이나 로켓배송은 거의 비대면으로 배송이 이뤄진다. 배송을 받을 장소를 ‘문 앞’으로 선택하고,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기재해 주문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배송 기사들은 배송 완료 이후 문 앞의 물품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서 배송을 마쳤다는 사실을 인증한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이미 비대면 배송에 대한 양자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쿠팡은 물품 배송이 완료됐지만 고객이 수령하지 못한 경우, 고객의 책임이 없다는 전제 하에 고객센터 상담 및 해당 물품 재배송을 통해 피해를 구제하고 있다. 주문 상품의 ‘배송 조회’에서 ‘배송된 박스가 분실됐어요’를 선택해 재배송을 받거나 환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구매한 지 오래된 상품에 대해 분실 신고가 이뤄지거나 과거 분실 신고 이력이 있을 경우, 추가적인 입증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물품을 받지 못했다고 허위 신고해 물건 값을 전액 환불받았다가 적발된 사례 등이 있는 만큼, 해당 정책을 악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특히 고가 물건의 경우 도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배송 기사를 교육하고 있으며, 고객에게도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소비자보호단체 등은 고가의 물품이나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이 있는 물품은 직접 수령하거나 무인택배함을 통해 받는 방법을 권고하고 있다. 자택에 무인택배함이 마련돼있지 않은 경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 안심택배함이나 무인택배함을 이용해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