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가 사건 직후 다선 국회의원 출신이자 법조인인 자신의 부친에게 가장 먼저 연락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살인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는 사건 직후 아버지에게 최초로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A씨 부친은 검사 출신의 전직 다선 국회의원으로, 현재 한 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A씨는 부친이 사건 현장인 서울 종로구 사직동의 주상복합아파트에 도착한 이후 119에 전화를 걸어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고 신고했다.
소방과 경찰이 출동하기 전 집을 나온 A씨는 자신의 딸을 데리고 귀가했고, 현장 조사 중이던 경찰에 의해 신고 1시간 반 만에 긴급 체포됐다. 체포 당시 A씨의 변호인도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6일 구속된 A씨는 전날 검찰로 송치되면서 '범행 직후 아버지를 왜 불렀나' '범행을 무마하려 했나' 등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3일 오후 7시50분께 종로구 사직동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아내 B씨를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부부는 평소 금전 문제 및 성격 차이로 불화를 겪었고 사건 당일에도 관련 내용으로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범행에 사용한 금속 재질의 둔기와 관련해 "고양이와 놀아주기 위해 만들었던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망한 A씨 아내 부검 결과 경부 압박 질식과 과다 출혈로 인한 저혈량 쇼크가 겹쳐 사망에 이르렀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A씨는 아내의 목을 졸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A씨는 국내 대형 로펌에 소속돼 있다 범행 직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