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데스노트” “영화 아수라냐”…‘유동규 사고’ 음모론 띄우는 與

하태경 “이재명 측 ‘의문 죽음’ 많았기 때문에, 국민들 의심할 수도” 전여옥 “진짜 우연일까”…유동규 “블랙박스 영상 확인해 수사 의뢰”

2023-12-06     변문우 기자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법원 내 다른 출입구를 통해 이 대표 재판 증인으로 출석했다. 두 사람의 대면은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이다. ⓒ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증인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교통사고를 당한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는 고의 사고가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영화 《아수라》 속편 아니냐”라는 취지로 주장했고,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이게 진짜 우연일까”라며 이재명 대표를 사건 배후로 의심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6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유 전 본부장의 교통사고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국민 다수가 ‘이거 영화 《아수라》 속편 아니야’라는 식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변에 의문의 죽음들이 많았기 때문에 국민은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6년 개봉한 영화 《아수라》는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시장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영화다. 여권에선 과거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표를 영화 내용에 비유하며, 이 대표 의혹 관련자의 사망이나 사고 소식이 나올 때마다 저격해온 바 있다.

전여옥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유 전 본부장의 사고를 두고 “유동규가 죽음의 문턱을 넘을 뻔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교통사고와 너무 똑같다”며 “유동규가 김용 재판에서 무죄를 받고 난 후다. 이게 진짜 우연일까”라며 이 대표를 저격했다.

전 전 의원은 “뉴스 듣는 순간, ‘이재명의 데스노트’ 7번째? 정말 무섭더라”라며 과거 이 대표의 방송 발언도 다시금 거론했다. 이 대표는 2016년 성남시장 시절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해 “과거 저는 권력행사는 좀 잔인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서 문 전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단점이 ‘너무 착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저녁 본인의 승용차를 타고 가다가 뒤에서 달려온 8.5t 트럭과 충돌 사고가 났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의 차는 180도 회전했고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후 멈춰 선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고로 유 전 본부장은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해당 사고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트럭은 1차로에서 2차로로, 유 전 본부장 차는 3차로에서 2차로 각각 넘어가려다 사고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연합뉴스TV와의 통화에서 “다음 주 중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화물차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뒤 필요할 경우 경찰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라며 진상 파악 의사를 밝혔다.

한편, 현재까지 이 대표 수사 관련자 중 사망한 이는 5명에 달한다. 지난 2021년에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과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극단 선택을 했다. 이후 2022년에는 ‘변호사비 대납 사건’ 관련 제보자인 이아무개씨와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자가 의문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3월에는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전형수 전 실장도 극단 선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