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로 추락한 대형 로펌 변호사…아내 쇠막대로 때리고 목 조른 정황
국과수 1차 부검 결과 아내 잠정 사인 ‘질식 및 저혈량쇼크’ 금속 둔기로 폭행하고 목 조른 듯…경찰, 구속영장 신청
국내 굴지의 로펌에서 미국 변호사로 활동하던 50대 남성이 아내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된 가운데 피해자가 무차별 폭행을 당한 후 목을 졸려 숨진 정황이 확인됐다.
5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40대 아내 살인 혐의를 받는 A씨에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범행 경위와 살해 방법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아내 B씨의 사인이 경부(목)압박 질식과 저혈량 쇼크가 겹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부검 소견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전달받은 상태다.
이는 B씨 목 부위에 강한 압력이 가해졌고, 다량의 출혈로 체내 혈액량이 급격히 줄면서 쇼크가 동반돼 사망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경찰은 국과수 1차 구두 소견을 토대로 범행 당일 A씨가 B씨를 둔기로 폭행하는 동시에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현장에서 혈흔이 묻은 약 35cm 길이의 둔기를 발견했다. 한쪽은 플라스틱, 다른 한쪽은 쇠로 돼 있는 고양이 장난감의 일종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 금속 막대를 사용해 B씨를 '한 차례 때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B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국과수의 최종 부검 감정이 완료된 이후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경찰은 약독물 검사 등도 진행해 최종 사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A씨는 지난 3일 오후 7시50분께 종로구 사직동 아파트에서 부부싸움 중 아내를 금속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직후 소방서에 전화해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고 신고한 뒤 현장을 이탈했다. 출동한 소방 관계자들이 심폐소생술(CPR)을 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B씨는 결국 사망했다.
당일 오후 9시30분께 자택으로 돌아 온 A씨는 현장 조사를 벌이던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A씨와 B씨는 평소 금전 문제 및 성격 차이로 가정불화를 겪었고 사건 당일에도 관련 내용으로 다툰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변호사인 A씨는 국내 대형 로펌 소속이었지만 범행 직후 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 부친은 검사 출신의 전직 다선 국회의원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