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반수생 유입이 전년 보다 10% 이상 증가한 가운데, 인문계열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이 반수생 유입으로 오히려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6월 모의평가 인문계 수험생 2058명의 표본점수를 2024학년도 수능까지 추적한 결과 반수생이 늘어났지만 오히려 등급은 상승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상위권 반수생들의 수능 유입으로 전체 등급이 낮아진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인문계열 수험생의 경우 국어·수학·탐구영역 3개 과목의 등급의 합 6등급 이내가 되는 비율은 수능 가채점 결과 14.3%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모의평가(9.6%)보다 4.7%포인트(p) 증가한 것이다.
통상 반수생의 경우 학교에 다니며 수능을 준비하기 때문에 6월 모의평가보다 수능 때 응시하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6월 모의평가 수험생의 수능 등급이 전년보다 높아졌다는 것은 유입된 반수생 중 상위권이 예전보다 줄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치러진 수능과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2082명의 성적을 대조해봤을 때 국·수·탐 비율 합이 6등급 이내가 되는 수험생은 6월 모의평가 때 16.4%였고 수능 때는 4.5%P 하락한 11.9%를 기록했다. 학원가에서는 상위권 반수생 유입으로 점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종로학원은 올해 인문계열 반수생의 수학 성적도 대체로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학의 경우 6월 모의평가 때는 같은 표본 집단에서 11.4%가 2등급 이내였으나, 본수능 가채점때는 23.4%로 증가했다. 반면 국어는 같은 기간 26.4%에서 20.9%로, 탐구영역도 45.0%에서 40.4%로 낮아졌다.
자연계열 학생의 경우 올해 6월 모의평가 때의 표본집단 중 국·수·탐 등급합이 6등급 이내가 되는 비율이 14.5%에서 수능 때는 13.5%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자연계열 반수생의 학업 수준이 다소 높은 영향일 수 있다고 종로학원은 설명했다.
종로학원은 "인문계열의 경우 반수생이 들어오면서 기존 2등급 이내 상위권 학생들의 점수를 오히려 상승시켰다"며 "킬러문항의 배제 등으로 준비가 철저하게 되지 않은 상황의 반수생들이 수능에 상당수 가세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수능은 50만4588명이 지원했는데 이 중 졸업생과 기타 지원자를 합한 비율은 전체 지원자 대비 35.3%로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반수생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인원(지난 6월 모의평가 때 접수하지 않고 수능 때만 접수)은 8만9642명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