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때 살걸”…카카오 주가, 사법 리스크 전보다 더 올랐다
김범수 ‘쇄신’ 약속 3주 만에 주가 33% 회복 선방한 실적, 저점 매수 기회 평가에 기관 매수세 사법 리스크 해소까진 수년 걸려…목표가는 줄하향
2023-11-23 조문희 기자
“저가 매수 기회”…돌아온 외국인‧기관에 급락세 진정
카카오 주가가 회복력을 보인 배경엔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외국인이 1029억원, 기관이 1467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이 2438억원 내던진 것과 대조적이다. 주가가 가치 대비 저평가 됐다는 평가 속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법 리스크 이후 적극 대처에 나선 경영진의 쇄신 노력이 투심을 안정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범수 센터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20개월 만에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달 30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비상경영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으며 “모든 사업을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주가 그래프가 상승세로 전환한 시점도 이 때부터다. 여기에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3분기 실적이 선방했다는 점도 투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8일 올해 3분기 매출 2조1609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7% 감소했다. 증권가에선 내년도 카카오 매출액이 10% 넘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카카오톡 개편 효과를 통한 톡비즈의 매출 성장률 반등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살아있는 사법 리스크…檢 수사도 ‘탄력’
다만 카카오 주가가 추가 상승 동력을 얻을 지는 미지수다. 시세 조종 개입 의혹으로 김 센터장마저 검찰 수사를 받게 된 데다, 카카오 법인도 기소된 상태라서다. 법인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을 경우 현행법에 따라 대주주로 있는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10%만 남기고 강제 매각해야 한다. ‘알짜’ 계열사를 통째로 내어주게 되는 셈이다.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진 수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지만, 리스크에 예민한 투심을 고려하면 카카오 주가가 계속해서 출렁거릴 공산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에 증권가에선 카카오 주가를 잇따라 하향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5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내렸고, 유안타증권도 7만5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IBK투자증권은 7만9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최저치는 신한투자증권이 제시한 4만5000원이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신규 사업 부문이 불확실하고 사법 리스크도 해소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카카오를 겨냥한 사법 당국의 압박은 날로 거세지는 흐름이다. 에스엠 시세 조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전날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15일 김 센터장이 불구속 송치된 지 일주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