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수 1년 만에 엑스(X·옛 트위터)의 기업가치가 절반 이하까지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가 회사 내부 문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엑스의 현재 가치는 약 190억 달러(26조원)다. 이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위해 지불한 440억 달러(약 60조원)보다 약 55% 감소한 금액이다.
NYT가 입수한 회사 내부 자료에 따르면, 엑스 측은 이날 스톡 그랜트(stock grants)를 직원들에게 부여했다. 스톡 그랜트는 보유 자사 주식을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부여하는 인센티브 방식이다. 직원들에게 포상으로 주어진 X의 주식 가치는 주당 45달러로, 시총으로 따지면 190억 달러(약 25조원) 정도 된다.
NYT는 머스크가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주당 54.20달러(7만3000원)를 지불한 이후 줄곧 인수에 너무 큰 비용을 치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가 지난 3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는 회사 가치를 200억 달러(27조원)로 본다고 언급했으며, 4월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 가치가 지불한 것의 절반 수준이라고 되풀이하기도 했다.
지난 8월 말 경제 매체 포브스는 엑스의 지분 일부를 보유 중인 투자회사 피델리티가 엑스의 가치를 169억 달러(23조원)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SNS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가 지난 9월 기준 모바일을 이용한 엑스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는 1억8300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인수 당시보다 16% 줄어든 수치로, 같은 기간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른 SNS 이용자가 10% 안팎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머스크 인수 이후 X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 요인으로 가짜뉴스 유포 등 구설로 이용자와 광고주 이탈이 지목된다.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트럼프의 계정 등 과거 정지됐던 혐오·선동 계정을 대거 복구했고 이에 따라 가짜뉴스 유포가 크게 늘었다. 아울러 지난 7월 페북의 모회사 메타가 X의 대항마로 '스레드'를 선보이자 이용자가 한 주 만에 5% 이탈하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여전히 낙관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NYT가 입수한 녹음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주 인수 1주년을 기념하는 사내 모임에서 엑스가 데이팅 서비스와 채용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만능 앱이 될 수 있다는 포부를 늘어놓았다. 린다 야카리노 엑스 최고경영자(CEO)도 이 모임에서 엑스의 비전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나 엑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말라며 격려했다.
한편, 머스크는 최근 엑스의 부분 유료화 정책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17일부터는 뉴질랜드와 필리핀의 신규 사용자를 대상으로 연간 1달러(약 1350원)의 요금 부과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