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북 단체들이 이달 초 대규모의 탈북민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한 중국 정부가 또다시 강제 북송을 준비 중인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등은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정부가 또다시 수백 명의 탈북민에 대한 강제 북송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한변에 따르면, 중국 내 탈북민 350여 명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기 위한 구금시설로 이달 초 옮겨졌고, 그중 180여 명이 지난 9일 600명 규모의 북송때 포함됐다. 대북 단체들은 중국에 의한 북송이 지난 8월 말부터 이달 9일까지 2600명이 송환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국 내에 강제 북송 위기에 처한 탈북민이 더 있다는 것이다.
한변이 파악한 탈북민은 해당 구금시설에만 약 170명이며, 강제 북송이 임박함에 따라 이들에게 현재 외부로부터의 음식과 의약품 지원이 차단된 것으로 한변은 추측하고 있다.
한변은 남은 인원 중에는 지난 2016년 3월 탈북해 중국인과 강제 결혼한 탈북민 김선향씨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5월 단둥시에서 북한 밀수품을 넘겨받다가 코로나19 방역법 위반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 지금까지 수감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변은 국내에 있는 김씨 이모를 대리해서 한국 정부와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유엔난민기구 등에 구조 긴급 청원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한변 명예회장은 “중국이 후속으로 북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고, 남은 규모가 얼마나 될지 전혀 알 수 없다”며 “상당히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대북 단체가 주장하는 사안의)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여러 상황에 대해 협의하고 있고 외교 채널을 통해서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들이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까지 확인해드리긴 좀 어렵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