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앞두고 현지 매체 인터뷰…경제 협력도 논의 예정
“北의 핵·미사일 개발 차단에 사우디와 적극 협력”
2023-10-22 조유빈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한·사우디 회담에서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및 북한의 핵 도발 등과 관련한 평화 기여 방안과 경제 협력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사우디 일간지 알 리야드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안보의 불안정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번 회담은 양국이 세계 평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어떻게 함께 기여할지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 및 오찬 등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자, 2024~202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라며 “다양한 글로벌 도전 과제에 대해 국제 및 역내 주요 플레이어인 사우디와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군사협력을 논의한 것은 대단히 우려스럽다”며 “러·북 군사협력은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 안보에 대한 도발일 뿐 아니라, 안보리 결의를 의결한 유엔과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또 “핵탄두를 탑재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세계의 주요 도시를 타격할 수 있으며, 이는 세계 모든 국가의 평화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우디가 국제 무대에서 핵 비확산에 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견지해온 만큼, 대한민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개발을 차단하는 데 있어 사우디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압도적 대응 능력과 태세를 갖춰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할 것이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필요로 하는 자금과 물자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국제 사회와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해 체결한 290억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와 계약 후속 조치 등도 논의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은 (방한의)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양국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협력 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사우디가 우리 전체 해외 건설 수주액의 20% 가까이 차지하는 최대 건설 수주 시장이라면서 앞으로의 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현대건설이 리야드 시내 사우디 내무부 청사를 지었던 점을 언급하며 “건설·인프라는 오랜 기간 양국의 주축 협력 분야였다. 앞으로 사우디가 네옴시티를 건설하는 과정에도 한국 기업은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사우디가 한국 최대의 원유 공급처라는 사실을 짚으며 전통적 에너지 협력을 넘어 수소 공급망이나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정부 차원의 협의를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로 에너지원 다각화, 제조업 육성 등 사업 다변화 등을 꾀하는 ‘비전 203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한 사우디의 미래 성장 전략을 선명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며 “한국은 ‘비전 2030 프로젝트’ 실현을 위한 중점 협력 국가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또 한국이 원전·수소 등 고효율 무탄소 에너지를 활용하며 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양국이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