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시작되는 추계 예대제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기시다 총리는 19일까지 진행되는 추계 예대제 중에도 직접 참배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한다.
전날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봉납했다. 그는 참배 뒤 기자들에게 “국가와 가족을 생각하며 전화(戰禍)에 쓰러진 영령의 안녕을 빌었다”고 밝혔다.
2013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마지막으로 일본 현직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당시 아베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이 강한 반발한 바 있다.
이후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없었다. 아베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중 봄 제사, 가을 제사, 패전일(8월15일) 때마다 직접 참배 대신 공물 혹은 공물 비용을 봉납하는 것을 택했다.
다만 일본 현직 관리 및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이전 16일 참배했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도 추계 예대제 기간 참배할 예정이라고 한다.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추모하고 있다. 그 중 약 90%에 가까운 약 213만3000여 명이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