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오르는 국산 우유 대신 외국산 찾는 소비자…5년 새 9배↑

수입 멸균우유 2017년 3440t→2022년 3만1462t 늘어 국산 우유 절반 수준의 가격…수요 해마다 증가

2023-10-11     허인회 기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연합뉴스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으로 국산 우유 가격이 해마다 오르고 있는 가운데 외국산 우유의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산 우유 수입량은 3만1462t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3440t과 비교하면 9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연도별 우유 수입량과 수입액은 2017년 3440t(253만 달러), 2018년 4291t(311만 달러), 2019년 1만484t(749만 달러), 2020년 1만1476t(801만 달러), 2021년 2만3284t(1651만 달러), 2022년 3만1462t(2337만 달러)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까지의 수입량도 2만5427t(2117만 달러)으로 이 같은 추세면 지난해 수입량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가장 많이 들여온 곳은 폴란드로 지난 5년 동안 7만3301t(5276만 달러)에 달했다. 뒤이어 독일 1만6296t(1132만달러), 이탈리아 1만1329t(914만 달러), 호주 6180t(656만 달러), 프랑스 1366t(112만 달러) 순이다. 외국산 우유의 수입 규모가 최근 수년간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가격이 국산 우유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체 수입 물량의 75%를 차지하는 폴란드산 멸균우유는 ℓ당 가격대는 1600~1800원대 수준이다. 반면 국산 우유는 최근 원유 가격 인상으로 이달부터 ℓ당 3000원 수준에 도달했다. 외국산 멸균우유는 고온에서 가열해 유익균까지 제거하지만 이외 영양성분은 일반우유와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일반 우유는 유통 기간이 최대 10일로 짧은 반면, 멸균우유는 보관기간이 1~2년으로 길어 얼마든지 수입 유통이 가능하다. 낙농가와 유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 1월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산 유제품(우유와 크림) 관세는 폐지되기 때문이다. 올해 EU산과 미국산에 적용되는 유제품 관세는 각각 7.2%, 9.0%이지만 2026년에는 0%가 된다. 수입 멸균우유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최춘식 의원은 “2026년 미국·EU산 우유 관세율 제로화에 대비해 정부가 국산 우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