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BTS 데리고 다녀’ 발언에 “성일종씨 개인 수준이길”

“우격다짐으로 출연 종용은 폭력…잘 모르겠거든 그냥 놔두길”

2023-08-10     이혜영 기자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연합뉴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문재인 정부에서 방탄소년단(BTS)을 주요 행사에 데리고 다녔다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발언을 비판하며 "잘 모르겠거든 그냥 놔두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탁 전 비서관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성일종씨 발언 수준이 모쪼록 그 개인의 수준이길 간절히 바란다"며 "BTS는 누가 데리고 다니다고 끌려다니는 아티스트가 아니며 어떤 아티스트든 그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일침을 놨다.  성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세계잼버리 K팝 콘서트 BTS 차출론'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대해 "민주당 정부였을 때 (BTS)를 UN도 데리고 가고 백악관도 데려가고 온갖데 다 데리고 다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앞서 성 의원은 오는 11일로 예정된 세계잼버리 대회 마지막 일정인 K팝 콘서트에 BTS가 참여해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국방부가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군에 입대한 멤버 진과 제이홉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야당과 BTS 팬덤은 '공권력 갑질'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시사저널 박은숙
탁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BTS와 UN 연설 비롯한 주요 행사를 함께 한 것은 사전 기획과 준비, 충분한 논의가 뒷받침 된 것이라며 지금처럼 급작스런 차출 요구와는 상황이 달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정부가 BTS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파리 특별공연, UN 특별영상과 연설, 첫번째 청년의 날까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어주고 노력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 모든 행사들은 사전에 기획됐고, 소속사는 물론 멤버들 각자들과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며 논의됐고, 그들의 의사를 반영해 형태를 결정했고, 전문성을 갖춘 담당자들의 헌신과 수고로 만들어 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준비 과정을 모르거나 생략한 채 그저 우격다짐으로 출연을 종용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폭력"이라며 "문화예술과 아티스트들을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지, 어떤 때 부탁해야 하는지,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거든 모쪼록 그냥 놔두길 바란다. 차라리 그들을 그냥 놔두는 것이 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탁 전 비서관은 논란이 커지자 성 의원이 'BTS 병역면제를 제안했던 사람이 저'라며 항변한 데 대해서도 "성일종씨는 본인이 연예인 대체복무를 주장했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모양인데 BTS는 한 번도 대체복무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내가 알기로 오히려 군복무를 성실히 수행하려는 의지가 컸고 지금 그렇게 하고도 있다"고 부연했다.  동시에 그는 "연예인 대체복무는 연예인 특혜가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병역의무로서 논의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마치 본인이 BTS를 위해 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오히려 BTS를 황당하게 만드는 말일 뿐"이라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