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죽었잖아” 외친 롤스로이스 차주, 마약 양성에도 석방된 이유는?
‘케타민’ 양성에도 체포 17시간 만에 석방…대형 로펌 변호사가 신원 보증 전날 압구정서 인도로 돌진…중상 입은 피해자 앞 ‘태연’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고급 외제차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크게 다치게 한 운전자가 체포된 지 17시간 만에 풀려났다. 운전자는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는데도 석방이 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운전자 신모씨를 지난 3일 오후 3시경 석방했다. 유치장에 구금된 지 약 17시간 만이다.
신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10분쯤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던 중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피해 여성은 양쪽 다리가 골절되고 머리와 복부를 다치는 등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하고 “신씨가 비틀거리고 횡설수설했다”는 목격자들의 말에 따라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른바 ‘클럽용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지난달 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주사액에 케타민 성분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 측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병원의 소명서를 강남경찰서에 제출했다고 한다. 또 신씨는 “조수석 서랍에서 담배를 꺼내려다가 사고를 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신씨를 석방한 데 대해 “피의자의 변호사가 신원보증을 하고 책임지겠다고 해서 석방해줬다”며 “구속할 만한 사유가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신씨는 사고 직후 대형 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법상 경찰은 체포한 피의자를 유치장에 최대 48시간까지 구금할 수 있다. 48시간 이상 구금하려면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한 뒤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
한편 사설 탐정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측은 지난 2일 ‘온몸에 문신을 새긴 가해 운전자는 사람을 치고도 태연한가 하면, 경찰에게도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카라큘라는 “(가해자 신씨는) 사고 직후 ‘차 밑에 사람 있다’고 소리치는 주변 행인들의 외침에도 갑자기 엑셀레이터(가속기)을 밟아 피해자를 매단 채 건물 외벽을 들이받았다”며 “그로 인해 피해자는 더욱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됐다”고 했다.
이어 “천천히 여유롭게 차에서 내린 가해자는 만신창이가 된 피해자를 살펴보지도 않은 채 비틀거리며 경찰과 구급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누군가와 통화만 했다고 한다”면서 “가해자는 강남경찰서에서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와 함께 여유롭게 웃으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을 경찰서에 방문한 저와 제작진이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씨가 사고 직후 현장을 이탈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당 유튜브에 출연한 사고 목격자에 따르면 운전자는 경찰차가 보이자 갑자기 현장에서 사라졌고, 신씨가 경찰과 함께 주변을 수색하다 10분여 만에 검거했다.
목격자는 “경찰관이 애를 많이 썼다. 가해자가 저항도 많이 했고 ‘변호사 불러’, ‘내 몸에 손대지마’, ‘그래서 (피해자가) 바로 안 죽었잖아’라는 말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