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사상’ 김포 50대 운전자 측 “급발진” 주장…CCTV에 찍힌 모습은

경기 김포에서 12명의 사상자를 낸 교통사고와 관련해 운전자 측이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고 장면이 촬영된 영상에는 브레이크 후미등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운전자 부상이 심해 본격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원인 규명에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일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3시50분께 김포도시철도 고촌역 인근 도로에서 A(58·여)씨가 몰던 산타페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남성 B씨와 차량 5대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가 숨졌고,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 등 모두 11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A씨는 앞서 가던 차량 2대를 들이받은 뒤 횡단보도를 건너던 B씨를 치었다. 이후 반대편 차로로 넘어가 버스 등 차량 3대와 충돌했다.

A씨 측은 브레이크 문제나 급발진 등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당시 조수석에 탑승했던 A씨의 남편 C씨는 경찰에 "(사고 직전) 아내에게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했으나 작동하지 않았다"며 "차량이 급발진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C씨 역시 현재 호흡기를 달고 있는 등 본격 조사는 불가능한 상태여서 추가 조사는 진행되지 못했다. 

경찰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차량의 사고기록장치를 확인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의뢰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은 2021년 11월 운전면허를 취득한 A씨가 운전미숙으로 사고를 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차량 블랙박스에는 사고 당일 A씨와 남편 C씨가 "(A씨가) 오랜만에 운전한다"는 내용의 대화를 나눈 정황이 포착됐다. 사고 전 C씨가 먼저 차량을 몰다가 "운전하고 싶다"는 A씨 요청에 운전대를 넘겼고 6.5㎞가량 운행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경찰은 사고 현장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에서 사고 순간 차량의 브레이크 후미등이 작동하는 하지 않은 만큼 운전자 과실 여부에 대한 사실 관계도 면밀히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일단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입건했으며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사고 차량 운전자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부상 정도가 심해 사고 경위와 관련한 진술을 듣지 못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