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 소문낸다” 학폭 피해 여중생 협박해 성폭행한 남성들
‘성관계 동의’ 취지 발언 녹음됐다고 속여 신고 막기도
피고 2명 각각 ‘징역 3년6개월’,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
2023-07-10 박선우 객원기자
학교폭력을 당하던 여중생을 협박해 성폭행한 남성 2명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박주영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강간)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한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의 공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 B군에겐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함께다.
A씨와 B군은 지난 2021년 6월 경기 북부권의 한 숙박업소에서 10대 C양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평소 C양은 동급생인 D양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담배 및 심부름을 강요당하는 등 학교폭력을 당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직전 D양은 C양에게 술을 마시러 모텔로 올 것을 종용했고, 그 자리엔 사건 당시 10대였던 A씨 등이 있었다.
당시 A씨는 C양에게 성관계를 제안하며 “조건만남 하는 걸 소문 내겠다. 뒷감당 할 수 있으면 나가라”는 취지의 협박을 가했다. C양의 조건만남과 관련한 A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이후 A씨 등은 C양이 동의한 성관계인 것처럼 답변을 유도, 이 발언을 녹음해 뒀다고 속여 신고를 막는 치말함도 보였다.
사건이 경찰로 넘어간 후에도 피해자의 불안은 계속됐다. 피해자 C양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소극적이거나 신고 취소를 원한다고 진술했던 것이다. C양은 이에 대해 재판 과정에서 “D양에게 ‘두고 보자’는 식의 압박을 받아 무서웠다”고 설명했다. 반면 A씨 등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합동해 피해자를 강간한 것으로 피해자를 강간한 것으로 범행 수법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범행 수단과 결과 등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