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법안]“난임 치료보다 상사 눈치가 더 문제”…실마리 될 법안은?

조명희,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 발의…난임치료 휴가 기간 3→10일 기간 연장 “난임치료, 부부 모두에 대한 정서 지원도 필요…법안으로 저출산 해결 기대”

2023-07-08     변문우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김지연(29·가명)씨는 최근 난임 치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씨는 난임검사와 시험관 아기 시술로 3주의 시간이 걸렸다. 이 기간 동안 병원도 4차례나 다녀왔다. 하지만 김씨는 난임보다도 직장 내 눈치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 병원에 가는 날이면 아침부터 직장에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심장이 두근거렸다. 아기를 가지려는 게 죄인듯 느껴졌다.

이처럼 난임을 겪고 있는 여성 근로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많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난임이란 1년간 피임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했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았을 때의 증상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난임 환자 수는 2021년 25만2288명으로 2017년 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현행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은 근로자가 인공수정 또는 체외수정 등 난임치료를 받기 위해 휴가를 청구하는 경우에 사업주는 연간 3일 이내의 휴가를 줘야 한다. 이 경우 최초 1일은 유급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난임 치료자 중 52%는 21일 이상의 상당한 기간 치료가 필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선 실효성이 떨어지는 난임치료 휴가 제도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계속 제기돼왔다. 이에 국회에서도 법의 허점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난임치료 휴가 기간을 10일로 연장하고 휴가 기간 전부를 유급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조명희 의원은 지난 7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법안의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조 의원은 “난임치료 기간은 1회 기준으로 인공수정이 약 5일, 체외수정이 약 6일 소요돼 현행 3일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개정안을 통해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난임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저출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래는 홍 의원의 일문일답.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조명희 의원실 제공

- 해당 법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최근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우리나라 인구가 2070년에 이르러 3800만명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러한 인구절벽을 막기 위해서 ‘난임 부부의 고충’부터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회·경제적 문제 등으로 출산은커녕 결혼도 하기 쉽지 않은 시대인데,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해도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 얼마나 안타까운가. 맞벌이 부부가 많은 오늘날, 난임 부부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불편을 해소하고자 해당 법안을 기획하게 됐다.”

- 난임 치료에 현실적으로 21일 이상 장기간이 소요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사실 며칠 단위의 기간도 굉장히 짧은 편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난임 치료를 받는 경우는 2~5년, 5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시술 횟수도 한 차례에 끝나기보다 대체로 여러 번에 걸쳐 이어진다. 그래서 성공적인 난임 치료를 위해서는 산모의 건강은 물론 ‘부부 모두에 대한 정서적 지원’도 필요하다. 이번 법안을 통해 난임 치료 휴가 기간을 10일로 연장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부부가 오롯이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서적 공간을 조금 더 넓혀준 것으로 평가해주길 바란다. 우리나라 난임 부부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자그마한 징검다리 하나’ 놓았다고 생각한다.”

- 이번 법안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까?

“난임 치료 기간은 1회 기준으로 인공수정이 약 5일, 체외수정이 약 6일 소요된다. 현행 3일 이내만 사용할 수 있는 난임 치료 휴가 기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부모들이 난임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 돌봄 및 양육비용과 관련한 가정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공감대 속에서 현행 건강보험 제도에도 출산과 양육을 촉진하기 위한 유인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그런 차원에서 해당 법안과 함께, 다자녀 가정에 건강보험료 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 법률안’도 대표 발의했다. 이런 노력으로 저출산 극복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