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광주시장 아들 사업체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광주 광산구 ‘소촌농공단지 용도변경’이 결국 감사원의 판단에 맡겨졌다. 그럼에도 이를 둘러싼 갈등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최고조로 치닫는 형국이다. 광주 광산구가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해 의혹 해소에 나섰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광산구청장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어서다.
광주 광산구는 4일 “소촌농공단지(산단) 일부 토지의 용도변경을 둘러싼 갖은 의혹을 해소하고자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해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사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진상규명과 함께 광산구청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보정당, 국민의힘 등 지역 정치권은 철저한 진실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진보당은 행정의 책임자인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당 광주시당은 5일 논평을 내고 “관할 구청의 공익감사 청구 이전에 책임자들의 사과가 먼저”라며 “소촌농공단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은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당은 “아무리 봐도 비상식적인 사태가 구청장 허가 없이 실무책임자 결정만으로 가능하겠느냐”라며 “광산구 스스로 청구한 감사원 공익감사는 기만적인 책임회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보당의 의혹 제기를 광산구청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공개 반박했다”며 “실제 광산구청 행정의 책임자인 만큼 그에 따른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당은 또 “특혜성과 함께 봐주기식 행정의 결과와 시의 산단 변경 심의 과정에서 나타난 조건부 심의와 심사위원 교체, 심사위원 명단 유출 등 부실 행정과 ‘아빠 찬스’ 등 의혹이 모두 밝혀지고 있다”면서 “다시는 광주에 토호세력을 비호하고 특혜가 용납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광주시당도 성명을 통해 “전직 광주시장 아들이 대표인 사업체가 행정절차를 어기며 취득한 공장용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해 특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용도변경 신청인이 해당 부지를 스마트 자동차 AS센터로 활용하겠다고 해 전직 광주시장과의 의혹이 더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직 광주시장의 아들이 대표인 A 업체는 2021년 12월 광산구(청)에 소촌동 831번지 소촌산업단지 내 ‘제조시설’ 용지 4500㎡를 ‘지원시설’ 용지로 바꿔달라고 용도변경 신청서를 접수했다.
그러자 시 산업단지계획 심의위원회는 지난해 6월 21일 광산구 소촌 농공단지(산단) 개발계획 일부 변경안을 24개 조건을 달아 조건부 승인한 뒤 광산구에 통보했고, 광산구는 올해 4월 공장용지에서 산단 지원시설로 승인·고시했다.
단지 내 산업시설 구역에 포함된 4500여㎡를 지원시설 구역으로 변경하는 내용이었다. 산업입지의 개발에 관한 통합지침에 따르면 산업시설 용지는 제조·연구·물류 시설 용지로 용도가 제한되지만, 지원시설의 경우 행정·교육·금융·고용·의료 등 근로자들의 생산을 지원하는 시설의 건립이 가능해진다.
이번 용도변경을 통해 기본 땅값 상승액만 최소 2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사업자는 예상 상승분 22억원의 절반인 11억원을 광산구에 공공이익 환수 명목으로 지불하기로 했다.
A 업체 측은 특혜성 용도 변경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A 업체 관계자는 “소촌 농공단지의 기능이 쇠퇴해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비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다”며 “11억원을 지불하고도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지역 산단의 발전을 위해서였지 이익을 보고자 함이 아니다. 더구나 지원시설은 아파트를 짓지 못해 11억원의 차익을 얻을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광주 광산구는 제기된 의혹과 지적에 대해 “용도변경은 행정절차법상 하자 없이 진행했다”며 “서류 누락 등으로 인한 과태료 부과 사유가 발생한다고 해서 사업제한까지 적용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구는 이어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고발 등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검토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