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아파트 냉장고서 발견된 아기시신 2구…친모 “출산 직후 살해”

친모, 2018년·2019년 출산 직후 아이들 살해한 뒤 냉장고 보관 긴급체포된 친모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백…친부는 “몰랐다”

2023-06-22     이혜영 기자
경기남부경찰청 ⓒ연합뉴스
경기 수원의 아파트 냉장고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친모가 두 아이를 출산한 직후 살해한 뒤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전날 영아살해 혐의로 30대 여성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기를 출산한 뒤 살해해 자신이 살고 있는 수원시 장안구 소재 한 아파트 내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해 온 혐의를 받는다. 아기들은 사망 당시 생후 1일차였으며, 남녀 1명씩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편 B씨와의 사이에 12살 딸, 10살 아들, 8살 딸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A씨는 경제적 어려움 속 또 다시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되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A씨는 2018년 11월에 첫 번째 살해 피해자인 아기를 병원에서 출산한 후 집으로 데려와 목 졸라 살해했다. 2019년 11월에는 두 번째 살해 피해자인 아기를 병원에서 낳은 뒤 해당 병원 근처에서 마찬가지로 목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다. 경찰은 A씨가 아기들의 시신을 집 냉장고에 넣은 뒤 수년간 보관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출산 시기를 감안하면 첫 번째 살해된 아기 시신은 최장 4년7개월간 냉장고 안에 있었다. A씨의 범행은 출산기록과 출생 신고 불일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앞서 감사원은 보건당국에 대한 감사 결과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는 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달 25일 당국에 결과를 통보했다. 해당 감사 자료를 전달받은 수원시는 A씨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지만, A씨가 조사를 거부하자 지난 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고 전날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A씨로부터 범행을 자백받았다. A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아기를 낳자마자 살해했다"며 "남편에게는 낙태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남편 B씨는 "아내가 임신한 사실은 알았지만, 아기를 살해한 줄은 몰랐다. 낙태했다는 말을 믿었다"며 아기 살해와 시신이 집안 냉장고에 있었던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긴급체포한 A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B씨는 범행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하는 등 범행 관여 정황이 나오지 않은 점을 고려해 체포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냉장고에서 발견한 아기 시신 2구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