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번 가져본 적 없는데…‘생애최초’ 청약 안 된다고요?

‘생애최초’ 전형 넣으려면 ‘혼인신고’ 해야 1인 가구 청년은 청년특공이나 추첨제로

2023-06-19     조문희 기자
19일부터 윤석열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뉴:홈’ 사전청약이 시작된다. 특히 이날은 ‘5억 로또’라 불리는 서울 동작구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 부지 특별공급 사전청약이 시작되는 날이다. 입지는 좋은데 공급물량은 255호에 불과한 곳이라, 예상 경쟁률만 최소 수만 대 1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부 주도 공공분양인데다 이달 사전청약을 함께 진행하는 남양주 왕숙‧안양 매곡 등과는 세부 유형이 달라, 실제 청약에 나서려는 이라면 공고를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청약시장에 만연한 오해 중 하나가 ‘생애최초’ 전형에 1인 가구 청년도 해당할 것이란 예상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혼자 사는 청년이 수방사 부지 사전청약을 신청하려면, 255호 중 15가구에 배정되는 일반공급 추첨방식을 노려야 한다.
19일부터 윤석열 정부의 공공분양 사업을 일컫는 ‘뉴:홈’의 사전청약 일정이 시작된다. 이달에는 서울 동작구 수방사 255호, 남양주 왕숙 932호, 안양 매곡 204호, 고덕강일 3단지 590호 등 1981호가 공급된다. ⓒ 연합뉴스

‘5억로또’ 수방사 특공 시작…공고 ‘꼼꼼히’ 확인 안 하면 낭패 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수방사 부지 특별공급(특공) 사전청약을 받고 있다. 총 255가구 분양 예정이며, 추정 분양가는 8억7225만원이다. 올해 청약이 예정된 물량 중 ‘한강 뷰’가 가능하고 입지가 탁월해 큰 관심을 받는 부지다. 근처에 위치한 아파트의 동일 면적 실거래가가 13억원대임을 고려하면 최소 5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때문에 업계에선 사전청약 신청자가 최대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공공분양은 ‘뉴:홈’이란 이름으로 진행된다. 윤석열 정부 들어 기존의 공공분양주택이 뉴:홈으로 간판을 바꿨다. 기존보다 소득이나 자산 요건이 유형별로 세분화하고, 상대적으로 1인 가구 청년들에 문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이지만, 지난달 진행된 서울 고덕강일3단지 특공에는 500가구에 약 2만 명이 몰릴 만큼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유형이 다소 복잡해진 측면이 있어,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가령 이달 청약을 함께 진행하는 수방사와 남양주 왕숙‧안양 매곡 특공 중 수방사는 ‘일반형’이고 나머지는 ‘나눔형’이다. 뉴:홈은 분양가 수준과 금융 지원 방식 등에 따라 청약 유형을 나눔형과 일반형, 선택형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각 유형별 특별‧일반공급 비율이 다르고 청약 자격별 조건도 다르다.

혼인 안 한 청년이면 ‘15가구’ 일반공급 추첨제 노려야

특히 1인 가구 입장에선 각 유형별로 청약을 넣을 수 있는 조건 자체가 다르다. 나눔형 공급단지들엔 ‘청년특공’이 있지만, 수방사 부지엔 없다. 혼인을 하지 않은 1인 가구가 수방사에 청약을 넣으려면, 일반공급 물량 중 20%에 배정된 추첨제 물량을 노려야 한다. 단 해당 물량은 15가구에 불과하다. 또 일반공급 중 우선공급 대상(80%, 64가구)에서 낙첨된 사람들도 자동으로 추첨제 대상자가 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우선공급은 저축총액이 많은 순으로 당첨 여부가 갈려, 상대적으로 납입 기간이 짧은 청년에겐 불리하다. 지난 2021년 9월 주택공급 규칙이 개정되면서 1인 가구인 청년도 ‘생애최초’ 유형을 신청할 수 있게 됐지만, 이는 민간분양에서만 가능하다. 뉴:홈과 같은 공공분양에서는 생애최초 유형이 있더라도 기혼이거나, 미혼이면서 아이가 있는 사람에게만 신청자격이 주어진다. 혹은 청약 공고문에 추첨공급 물량이 있으면 1인 가구 청년이라도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통상적으로 추첨제 물량은 전체의 10% 미만이다. 19~39세의 무주택 미혼 청년이라면 ‘청년특공’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 수방사 부지에는 없지만, 나눔형으로 공급되는 남양주 왕숙에는 138가구, 안양 매곡에는 30가구가 청년특공으로 배정됐다. 청년의 소득요건은 월소득 469만5438원(가구당 월평균소득액의 140%)이다. 발표일이 다르면 각 단지별로 중복 신청이 가능하다. 남양주왕숙과 안양매곡은 발표일이 다음달 13일로 같지만, 수방사는 다음달 5일로 달라 각각 신청할 수 있다.
19일부터 사전청약을 받는 서울 동작구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 부지의 유형별 소득 기준 ⓒ 국토교통부

신혼이면서 자녀 수 많아야 ‘유리’

신혼부부들도 각자의 사정에 맞춰 전형을 선택해야 한다. 신혼부부란 혼인한 지 7년 이내 또는 6세 자녀를 둔 경우를 말한다. 혼인신고를 한 지 7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신혼부부 특공 전형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자녀수가 많을수록 가점이 높아진다.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결혼식을 올렸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도 신혼부부 전형을 넣을 수 있다. 다만 이들은 예비신혼부부로 넣어야 하고 이는 2순위에 해당한다. 1순위 특공이 미달돼야 2순위로 추첨이 넘어가는 방식이라, 수방사 부지의 인기를 고려하면 이들은 사실상 당첨이 불가능하다. 한편 뉴:홈 청약을 위해선 공급 유형에 따라 소득과 거주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신청자 또는 배우자, 직계가족까지 무주택자여야 하고,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인 동시에 과거 재당첨이나 부적격 당첨 사례가 없어야 한다. 또 사전청약 당시부터 본청약 시점까지 해당 지역에 거주해야 한다. 각 유형별 세부 소득과 자산 기준 등은 뉴:홈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고를 확인하면 된다. 사전청약 접수 일정은 수방사의 경우 이날부터 20일까지 특별공급, 21일부터 22일까지는 일반공급이다. 남양주왕숙과 안양매곡은 26일부터 이틀간 특별공급, 28일부터 이틀간 일반공급 청약 접수를 받는다. 같은 시기 서울 고덕강일3단지도 2차 사전청약을 받는다. 이밖에 정부는 이달 1981호를 포함해 오는 9월 3274호, 12월 4821호 등 올해에만 총 1만76호의 공공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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