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연일 강력 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물론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거듭 엄정 수사가 불가피하다며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한 장관은 7일 정책 간담회가 열린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검찰청사에 들어서며 "마약은 과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강력하게 단속해야 잡을 수 있다"며 "검찰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최근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 성분이 든 음료가 학생들에게 전달된 데 대해 "애들 학교 보낼 때 마약 조심하라고 부모들이 말하는 나라가 되면 되겠느냐"고 강력 단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약이 5배 정도밖에 늘지 않았으니 검찰이 마약 수사하면 안 된다는 식의 대처로는 그런 나라가 될 것"이라며 검·경의 마약 수사 집중을 비판한 야당을 향해 뼈 있는 말을 남겼다.
한 장관은 "부산 검찰은 예전부터 조폭과 마약 범죄 잘 잡는 곳으로 유명했다"며 "올해 2월 부산지검에서 마약 범죄를 특별수사하는 전담팀을 다시 발족시켰는데 부산 검찰이 과거 전통대로 마약과 조폭 범죄를 제대로 잡아 국민들을 잘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검찰과 경찰은 최근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계기로 관련 단속과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전날 "마약범죄 폭증으로 인한 위험성이 임계점에 이르렀다"며 "불특정 미성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약류가 포함된 음료 등을 나눠주고 부모를 대상으로 금품 갈취를 시도하는 마약류 피싱 신종 범죄까지 등장해 국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전국 검찰청에 엄정 대응을 긴급 지시했다.
이는 같은 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검·경에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마약 유통·판매 조직을 뿌리 뽑으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총장은 "마약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지난달 중학생이 SNS로 마약류를 구입해 투약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며 "미래세대를 포함해 사회 기반이 붕괴할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사범은 직전년도(1만6153명) 대비 13.9% 증가한 1만839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올해 1∼2월까지 적발된 마약사범은 2600명으로 전년 동기(1964명) 대비 32.4% 늘었다. 특히 19세 이하 마약사범은 2012년 38명에서 지난해 481명으로 10년 새 1168% 급증했다.
경찰도 마약 범죄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강남 마약 음료 사건 관련 치안감급인 수사차장을 중심으로 한 '범 마약단속 추진체계'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네 번째 마지막 용의자까지 모두 체포한 경찰은 이들의 배후에 범행을 계획한 총책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청 관계자는 "검찰과도 긴밀하게 협조해 신속하게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며 "수사와 별개로 학교와 학원가 주변에서 집중 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