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4시 부사관이 낸 수상한 사고…동승 아내, 모포 두른채 사망

CCTV서 사고 현장 여러 번 맴돌던 남편 모습 확인 군 당국·경찰, 합동 수사 착수…아내 시신 부검

2023-03-09     이혜영 기자
3월8일 오전 4시58분께 동해시 구호동에서 육군 A(47) 원사가 몰던 싼타페 승용차가 축대 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 동승했던 부인 B(41)씨가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 이후 구조대 출동 장면 ⓒ 강원도소방본부
강원 동해에서 육군 부사관이 낸 교통사고로 동승한 부인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범죄 의심 정황이 포착됐다. 군 당국과 경찰은 합동 수사에 착수했다.  9일 군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4시58분께 동해시 구호동에서 육군 A(47) 원사가 몰던 싼타페 승용차가 축대 벽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아내 B(41)씨가 숨졌고, A씨는 다발성 골절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앞부분이 심하게 부서진 차량 안에 갇혀 있던 A씨와 B씨를 발견했다. 구급대원들은 오전 5시17분께 B씨를 먼저 구조했고, 20분 뒤 A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될 뻔 했던 사건은 경찰이 미심쩍은 정황을 발견하면서 방향이 바뀌었다. 경찰은 당시 A씨가 음주를 하지 않았고, 사고 지점이 내리막이나 꺾인 도로도 아니라는 점에 의문을 품었다. 졸음운전이나 운전미숙일 가능성도 있지만 경찰은 사고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판단, A씨 자택 주변부터 사고 지점까지 폐쇄회로(CC)TV를 집중 분석했다. CCTV 영상에는 A씨가 모포에 감싸진 상태의 B씨를 차에 태우는 모습과 차량이 사고 지점 주변을 여러 차례 맴도는 모습이 확인됐다. 경찰과 군 당국은 B씨가 차량에 탑승하기 전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로 남편에 의해 옮겨졌을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경찰서와 군 경찰은 CCTV 등 관련 자료를 토대로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합동 수사에 착수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망한 부인 B씨의 부검을 진행하고 있다.  서우석 육군공보과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군에서 경찰과 합동으로 사고 경위와 사망 원인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어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