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일장기를 내걸어 거센 항의를 받은 세종시 부부가 주민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3일 세종시 온라인 커뮤니티 세종닷컴과 맘카페에는 지난 1일 아파트 발코니에 일장기를 게양했던 당사자와 그의 부인이라고 밝힌 인물이 소송전을 예고한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자신을 일장기를 게양한 당사자라고 소개한 A씨는 "일장기 게양은 위법도 아니고, 일본과의 협력을 지향하는 의사표시"라며 "본인을 모욕하고 신상, 개인정보 유출한 건들 아이디 특정해 싹 고소장 접수했다"고 밝혔다.
A씨는 또 "애국심이 얼마나 넘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사 공부도 좀 하고 협력 국가라는 점에 대한 의사표시에 대해 위법과 불법을 감행하면서까지 하는 당신들의 행동에 기가 막혀 박수를 치고 간다"며 자신을 비판한 주민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주민들은 "꼭 고소해서 법정에서 만나자" "일본인이라던데 왜 대한민국에서 고소하나. 본국가서 하라"며 반성 없이 소송 카드를 꺼낸 이들을 향해 일침을 놨다.
A씨에 이어 자신을 그의 부인이라고 밝힌 B씨도 등판했다.
아내 B씨는 일장기 게양을 비판한 게시글에 댓글을 달며 "히노마루(일장기의 일본식 표현)를 게양한 집의 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온갖 욕설과 불법행위 아주 가관이었다"며 "덕분에 잘 고소했다"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불법행한 너희들이 한국이라 벌금형이겠지만 합의 없다"며 "욕설한 게 애국이라는 수준 보니 참 기가 막힌다. 약식기소 통보서 나오면 남편한테 잘 숨기라"고 조롱했다.
사건 관할인 세종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일장기 게양 사건 관련 소장은 접수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다만 이들 부부가 지난 1일 국민신문고에 일장기 게양 항의를 위해 자택을 방문한 주민 등을 수사해 달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3·1절이었던 이달 1일 세종시 한솔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 주민이 베란다에 일장기를 내걸면서 시작됐다. 일장기 사진이 지역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급속 확산했고, 아파트 주민과 세종시민 등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들은 항의 차 아파트를 찾은 주민이나 시민들에게 자신들을 '일본인'이라고 소개하며 "한국이 싫어서 그랬다"고 주장했다. 또 "일장기 건 게 대한민국 법에 문제가 되느냐. (윤 대통령이 3·1절 경축사에서) 일본이 협력관계에 있는 국가라는 점을 밝혔고, 그 부분에 대해 옹호의 입장을 표시한 것"이라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