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한 명 있어”…군 동료 극단선택케 한 ‘서산 손도끼’ 일당의 죗값
대법, 일당 3명에게 각각 징역 11·10·8년 확정
2023-02-23 박선우 객원기자
군 복무 시절 동료를 협박해 금품을 뜯어내는 과정에서 극단선택케 한 일명 ‘서산 손도끼’ 사건 가해자들이 대법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와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강도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지었다. 주범격인 C씨는 징역 11년형을 확정 받았다.
일명 ‘서산 손도끼’ 사건의 가해자들인 이들은 2021년 8월 A·C씨의 군 복무 동료였던 D씨의 충남 서산 자택으로 몰려가 옥상으로 끌고 간 후 손도끼로 위협하며 ‘1000만원 지급 각서’를 쓰게 하고 35만원을 갈취한 혐의 등을 받았다. 당시 C씨는 현역 군인 신분이었다.
일당의 범행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도박빚을 졌던 A씨는 D씨를 차를 태운 채 3시간쯤 돌아다니며 협박했다. 대출을 알아보거나 예금을 해지해 각서대로 1000만원을 빌려달라는 취지의 협박이었다. C씨는 그런 A씨에게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할 것을 지시했고, 공범은 이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아파트를 떠난 후에도 D씨와 연락을 유지하며 이튿날 다시 만나자는 취지로 겁박했고, 결국 D씨는 일당이 떠난지 약 4시간 후 극단 선택했다.
이들은 범행 공모 과정에서 전화 및 메신저로 “호구가 한 명 있다”, “대출까지 받게 하자” 등의 대화를 나눴다. D씨가 다소 소심한 성격이고, 평소 C씨를 두려워 했다는 사실을 악용한 것이다.
이날 대법원 판단에 이르기까지 법원은 이들의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군인이던 C씨의 1심을 담당한 군사법원은 강도치사 혐의보다 가벼운 특수강도 혐의만을 유죄로 보고 징역 5년을 선고한 바 있다. C씨가 강도 행위를 통해 D씨의 사망까지 예견하긴 어려웠을 것이란 판단이다.
민간 법원서 진행된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극심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껴 극단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예상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심을 깨고 C씨에게 징역 11년을 선고했다.
A·B씨의 경우 1심부터 징역 10년과 징역 8년을 선고 받았고, 이는 이날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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