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조용한 내조 없다”…김건희 여사, ‘광폭 내조’ 본격화
정치‧외교로 ‘공개 행보’ 확장…‘퍼스트레이디’ 다 된 김건희 여사
2023-01-23 조문희 기자
세계무대로 확장된 김건희 여사의 ‘광폭 내조’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14~21일간 윤 대통령의 UAE‧스위스 순방에서 6번의 단독 일정을 소화했다. 한-UAE 정상회담과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특별연설 등을 제외한 윤 대통령의 대부분 일정에 김 여사가 동행했다. 김 여사는 이번 순방에서 외교 무대를 적극적으로 소화했다. 지난 15일엔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국빈 오찬에서 만수르 부총리 옆자리에 앉아 친분을 쌓았고, 같은 날 UAE 국모로 불리는 셰이카 파티마 빈트무라바크 알 케이트 여사의 초청 만찬에 참석해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또 김 여사는 UAE 문화청소년부 장관 및 셰이카 라티파 빈트 무함마드 알 막툼 공주와 환담을 자리에서 양국의 문화 교류 확대를 당부하는가 하면, 세계경제포럼 연차 총회에선 세계 각 분야 예술가들을 만나 한국 방문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같은 김 여사의 태도는 앞선 세 번의 순방 때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김 여사는 필수적인 공식 일정에 윤 대통령과 동행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주로 봉사 활동이나 문화예술 분야에서 비공식 활동에 집중해왔다.‘조용한 내조’ 벗어던지고 ‘과감한 내조’ 시작
김 여사의 행보는 지난해 8월부터 과감해지기 시작했다. 김 여사는 당시 집중 호우 피해 지역을 여러 차례 찾아 복구 활동을 하는가 하면, 무료 급식 제공 시설 ‘안나의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수원 세 모녀’ 빈소 등을 방문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김 여사의 행보는 대부분 비공개에 부쳐졌다. 대통령실은 사회적 약자를 향한 김 여사의 호의가 반영된 행보일 뿐 별다른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향후 김 여사의 공개 행보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김 여사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공개 일정’으로 바뀐 것은 지난 연말부터다. 김 여사는 지난달에만 총 18건의 공개 일정을 가졌으며, 이례적으로 출입기자단과 동행한 일정도 있었다. 김 여사는 주로 자립준비청년과 위탁부모, 쪽방촌 등 취약계층을 챙기는 봉사활동을 소화했다. 김 여사는 “세심하게 정부와 지역사회의 지원을 뒷받침하겠다” “취약계층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되고 싶다”는 메시지를 직접 내기도 했다. 특히 김 여사는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여당 의원들에게 “대통령을 도와 달라”는 부탁 인사를 했다. 국민의힘 소속 여성 의원들에겐 “따로 한 번 모시겠다”며 초청 의사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설맞이 장을 보고 지역 상인과 시민들을 만나 새해 덕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머리 위로 손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시민들과 소통에 나섰다. 이는 김 여사가 단순 봉사 활동을 넘어 ‘국정 내조’를 위한 본격적인 몸 풀기에 나선 대목으로 여겨졌다.“이제 조용한 내조 필요 없다…공개 행보 잦아질 것”
김 여사의 공개 행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도 사뭇 달라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이던 지난 2021년 12월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선 “영부인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 대통령 부인은 그냥 가족에 불과하다”고 했으나, 지난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선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일은 대통령이 다 못한다”고 했다. 사실상 김 여사의 공개 행보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김 여사의 공개 활동이 잦아진 배경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가 거론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말부터 40%대를 회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자신감을 얻었단 해석이 나온다. 한 때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주원인으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가 거론돼왔으나, 김 여사의 공개 행보에도 지지율을 선방한 것이다. 김 여사로서도 운신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김 여사의 공개 행보는 향후 더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이제 조용한 내조는 없다고 봐야 한다. 김 여사의 행보 하나하나에 부정적 초점이 쏠리던 시기는 지났다”면서 “김 여사는 앞으로 낮은 자세로 더 많은 공개 행보를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