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 극치…에이즈 감염 상태로 8세 친딸 성폭행한 父
징역 12년 선고 “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초범인 점 등 고려”
에이즈 감염 상태에서 8세에 불과한 친딸을 수차례 성폭행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방법원 형사 11부(이상오 부장판사)는 27일 성폭력 범죄 처벌 특례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A(38)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함께 내렸다.
A씨는 지난 2019년 2월과 3월 당시 8세에 불과했던 친딸 B(10)양을 3회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았다. A씨는 범행 약 7년전인 2012년 6월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B양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HIV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A씨의 범행은 B양이 학교 교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해당 교사는 B양의 피해 사실을 인지한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수사당국이 A씨에 대한 수사에 돌입하면서 ‘인면수심’ 범행의 전모도 밝혀졌다. 이후 검찰이 A씨에 대해 친권 상실을 청구했고 지난 2월 대구가정법원 측도 이를 인용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유사 강간은 했지만 직접적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경찰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성폭행 행위를 일부 인정했다”면서 “피해자가 직접 겪지 않고는 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술이 구체적이었고 진술 방향 또한 대체로 일관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친부로서 건강하게 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는 피고인(A씨)이 친딸에게 유사성행위, 간음, 전파매개 행위 등을 한 것은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고인이 친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만큼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질책했다.
다만 재판부는 “다행히 피해자가 HIV에 감염되지 않은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은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