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세 여성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후 PCR(유전자 증폭)검사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약간의 기침과 가래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고, 1주일간의 자택치료 후 격리 해제됐다. 이후로도 업무나 생활에 큰 불편은 없었으나, 3주간 간헐적으로 기침이 계속 나왔다. 하지만 격리 해제 후 혹시나 해서 신속항원검사도 여러 번 받고 PCR검사도 받았으나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한 외국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의 15%는 2주간의 격리치료 후에도 기침이 지속되거나 새로 기침이 시작됐다. 하지만 기침이 지속되거나 시작된 환자 대다수는 격리치료 후 반복 측정한 PCR검사에서 모두 음성이었다.
기침은 우리 몸의 중요한 질병 방어 수단이다. 기침을 통해 유해 세균, 바이러스, 알레르기 유발물질 등을 기도로부터 외부에 배출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에 의해 호흡기가 감염됐을 때도 기침이 흔하게 발생하는데, 대개는 감염에서 회복되면서 사라진다. 하지만 상기도 감염 환자의 상당수는 감염에서 회복된 후에도 기침을 지속한다. 이를 감염 후 기침이라고 하는데, 호흡기의 바이러스 감염 후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하며 최대 4분의 1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기침으로 인해 목이 아프거나 목이 쉬거나 자주 헛기침을 하게 된다.
감염 후 기침은 인플루엔자, 감기, 코로나19 등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서 회복됐는데도 기침이 지속되는 이유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바이러스 감염이 기도 내벽에 염증성 손상을 일으켜 기침을 유발하거나, 감염에 뒤이어 기침 반사의 민감도가 높아진 것이 원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과도한 기침이 상기도에 자극과 염증을 유발하고 이 때문에 기침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도 있다.
따뜻한 물이나 차를 충분히 마시면 도움
최근에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을 앓았고, 기침이 3~8주간 지속되며, 흉부 방사선 검사에서 이상이 보이지 않을 때 ‘감염 후 기침’이라고 진단한다. 감염 후 기침은 대개 2개월 이내에 사라지지만, 따뜻한 물이나 차를 충분히 마시고 가습기를 사용하며 금연하고 외출 시 방역용 마스크를 착용해 기도 자극물질 노출을 피하면 기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기관지 확장제, 기도 염증을 줄여주는 스테로이드 제제, 항히스타민제, 진해거담제 그리고 기침약, 콧물약, 목캔디 등이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2개월 이상 기침이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발열,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흉통 또는 혈액이 섞인 가래가 기침과 동반될 때는 병·의원을 방문해 진찰과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