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소리에…폭행·도주 몰카범 잡은 배달기사

연락처 묻자 “당연히 도와줄 일”이라며 자리 떠 피해자 측 “감사 인사 하고 싶다” 수소문

2022-03-18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17일 서울 경기도 부천의 상가 건물에서 불법촬영을 한 후 도망가려던 남성을 쿠팡 배달기사가 제압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경기 부천의 한 상가 건물에서 불법촬영을 하고 도주하던 남성이 쿠팡 배달기사의 도움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폭행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1시경 경기도 부천시 중동에 위치한 한 상가건물 왁싱숍에서 손님을 가장해 직원 B씨를 불법 촬영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불법 촬영을 의심한 B씨가 A씨로부터 사진촬영 기능이 있는 보조배터리를 빼앗고 경찰에 신고하자, B씨의 목을 조르고 폭행한 뒤 도주했다. 이에 B씨는 가게 밖으로 뛰쳐나가 “살려달라”며 도움을 요청했고, 이를 들은 쿠팡 배달기사가 도망치던 A씨를 제압해 경찰에 인계했다. 제압 과정에서 A씨는 또다시 도주를 시도하며 자신을 잡고 있던 배달기사의 멱살을 잡고 폭행하기도 했다. 이에 B씨는 휴대전화로 이 모습을 촬영하며 “증거를 찍고 있으니 기사님을 폭행하지 말라”고 했고, 배달기사는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B씨가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배달기사의 연락처를 물었지만 배달기사는 “당연히 도와줄 일을 했다”며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의 친구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몰카범을 제압해주신 쿠팡기사님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쿠팡 고객센터에 전화했지만 같은 지역 같은 건물이라도 기사님이 한두 명이 아니라 찾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렇게 도움을 받은 이상 꼭 이 분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해 드리고 싶다”며 해당 기사를 수소문했다. 한편 피해를 입은 왁싱숍 직원 B씨는 A씨의 폭행으로 인해 뇌진탕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입원 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로부터 휴대전화와 촬영 기능이 있는 보조 배터리를 압수했으며,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불법 촬영물을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