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9일 오후 심의위원회 열어 신상공개 여부 결정
2003년에도 강도살인 등으로 징역 15년 복역
2021-12-09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의 금품을 빼앗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유기를 도운 공범까지 살해한 50대 남성이 자신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된 A(남·52)씨는 이날 오후 열릴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앞두고 경찰에 “얼굴과 이름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 A씨에게 심의위 개최 사실을 구두로 통보했으며, 이 같은 사실을 전달받았다는 내용의 확인서에 서명을 받았다. 최근 개정된 ‘피의자 얼굴 등 신상 공개 지침안’에 따르면, 피의자에게 심의위원회가 개최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려 의견을 듣고 처분 내용을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위원회는 이날 오후 비공개회의를 통해 이번 사건이 법에 규정된 신상 공개 요건에 부합하는지 판단할 방침이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에 한해 충분한 증거가 있으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9일) 오후 1시 30분부터 위원들이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오후 2시부터 회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피의자 의견을 참고해 회의 후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지난 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한 건물에서 평소 알고 지낸 50대 여성 B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그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현금 수백만원을 인출하고,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음날 오후에는 인천시 중구 을왕리 인근 야산에서 공범인 40대 남성 C씨를 미리 준비한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우발적인 살해였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정황상 금품을 노린 계획 범행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A씨는 과거 2003년에도 인천에서 당시 69세였던 전당포 업주를 때려 살해한 뒤 수표와 현금 32만원어치 등을 훔쳐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뒤늦게 붙잡혔다. 당시 강도살인과 밀항단속법 위반 등 5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감형됐고, 이후 징역 15년을 복역한 뒤 2018년 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