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백내장, 방치하지 말고 제때 치료해야”

장진호 원장 “수정체 굳어지면 수술하는 의사·환자 모두 힘들어” “야채 섭취 늘리고, 장기간 스마트폰‧TV 시청 줄여서 노화 예방”

2021-12-02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눈’은 마음의 창으로 불린다. 기쁨이나 슬픔 등 대부분의 감정이 눈을 통해 드러나는 까닭이다. 눈은 대부분 40대로 접어들면서 노화가 시작된다. 대표적인 노화증상은 노안과 백내장이다. 노안은 가까운 거리가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이고, 백내장은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다. 노안과 백내장은 노화된 수정체를 제거한 후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로 동시에 치료한다. 과거에는 의사가 직접 메스를 잡고 각막과 전낭을 절개한 후 초음파로 노화된 수정체를 제거했다. 손으로 하는 수술이어서 환자마다 예후가 다르고, 초음파가 안구조직에 불필요한 영향을 주는 등 부작용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하지만 레이저 수술법이 개발되면서 환자별 예후 편차나 부작용이 거의 없어졌다. 인공수정체의 성능도 휴대전화기의 새로운 버전이 출시되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장진호 인천 푸른세상안과의원 원장을 만나 노안과 백내장의 치료법에 대해 들어봤다.
장진호 인천 푸른세상안과의원 원장이 노안과 백내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정용 기자

노안은 질병인가.

“노안은 눈의 구조 중 수정체가 경화되고, 모양체 근섬유의 탄력성이 감소해서 발생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진적으로 근거리 시력이 불편해 지는 일종의 노화 현상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노안은 분명한 안과 질환이다. 질병이라는 얘기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안을 겪는다. 보통 40세 전후에서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근거리 작업을 많이 하는 현대인들의 경우 30대 중반부터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백내장의 원인과 증상은.

“백내장은 사물이 안개가 낀 것처럼 흐려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는 안과 질환이다. 사람의 눈 속에는 안경알처럼 투명한 수정체가 들어 있는데, 이 수정체는 사물을 보는 초점을 맞춰 주는 역할을 한다. 이 투명한 수정체는 나이가 들거나, 눈 속에 염증이 생기거나, 외상을 당하면 흐려 보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60세 이상이 되면 전체 인구의 70%가, 70세 이상이 되면 90%가 백내장 증상을 호소한다. 백내장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노인성 백내장이 대부분이다. 노안과 백내장의 자가 진단은 생각보다 매우 간단하다. 둘 다 잘 보이지 않는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노안은 스마트폰이나 신문의 가까운 글씨가 흐리고, 백내장은 이와 반대로 먼 거리에 있는 사물의 선명도가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이다.”

노안과 백내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나.

“노안의 증상과 백내장의 질환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표현은 모호한 부분이 있다. 단순하게 노안은 40세 전후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백내장은 일반적인 노안백내장의 경우 50세 전후부터 시작돼서 60세 이상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나타나기 때문에 노안과 백내장은 보통은 같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젊었을 때부터 근시용 안경을 착용한 사람은 근시가 없는 사람과 다르게 노안의 증상이 나타난다. 안경을 착용하면 근거리가 잘 안보이지만, 안경을 벗으면 근거리 글씨가 잘 보이는 것이다. 안경을 착용한 사람의 경우, 50세가 넘어서도 안경을 벗으면 잘 보인다고 표현하면서 노안이 안 왔다고 말하지만, 안경 벗고 보는 것 자체가 노안이 왔다는 증거다.”

노안과 백내장의 치료법은.

“노안의 근본적인 원인은 신체의 노화 현상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은 젊을 때로 돌아가는 것이다. 노안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돋보기 착용이다. 40대초부터 근거리 작업의 불편함이 초래되면, 삶의 질이 점점 떨어져 정신적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다. 심할 경우 정신적인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노안은 백내장 수술을 통해서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백내장 수술은 백내장이 생긴 수정체를 흡인하고, 그 자리에 수정체와 유사하게 생긴 영구적인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안경알에 여러 도수가 있는 것처럼, 인공수정체의 도수와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눈 상태에 따라 인공수정체를 선택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면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수술법은 안전성 문제가 없나.

“기존의 백내장 수술은 칼을 이용해 손으로 각막과 수정체낭을 제거했다. 수술과정에서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레이저 수술법이 개발됐다. 대표적인 백내장 수술 장비는 렌젝스(LenSx)다. 무려 1000조분의 1초에 달하는 속도로 진행된다. 이는 눈 조직에 열이 미치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무리가 매우 적은 장점이 있다. 각막의 난시까지 교정이 가능해 더욱 정교하고, 보다 완벽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 사실이다. 다만, 수술 과정 중 파쇄된 수정제를 흡입하고, 새로운 인공 수정체를 삽입해서 위치를 잡는 과정은 의사가 직접 진행한다.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선택한다면 부작용 걱정 없이 안전하게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인공수정체의 성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는데.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디자인이 일반 인공수정체와 다르다. 렌즈 자체에 회절이 있다. 동공 크기에 따라서 빛의 굴절을 조절해 근거리와 중간거리, 원거리를 볼 수 있게 되는 원리로 제작됐다. 근거리부터 원거리까지 모두 뚜렸하게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서 야간에 빛 번짐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야간 운전이 많은 직업의 종사자는 수술 전에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서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선명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한계도 있지만, 수술 후 3~6개월 정도 경과하면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노안과 백내장은 적절한 치료 시기가 있다는데.

“백내장은 사람마다 발생 원인과 증상이 다르다. 만족스러운 시력 개선을 위해서는 눈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백내장의 원인과 진행 단계, 기저 질환의 유무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백내장 진행 단계는 6단계 정도로 나눈다. 안과에서는 일반적으로 3~4단계가 지나고 환자가 불편해 한다면 수술을 권유한다. 백내장이 심해지면 수정체도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진다. 이 때문에 너무 높은 단계에서 수술을 진행하게 되면, 수술하는 의사도 힘들고 환자는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수술 시간도 길어져서 수술 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결국 백내장의 진행 정도가 너무 심해지기 전에 개선하는 것이 합병증의 가능성을 줄이면서 빠른 회복과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다.”

눈의 노화방지를 위해 조언한다면.

“눈의 노화를 유발하는 원인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자외선이다. 평소 자외선 차단용 안경을 착용하는 것으로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간단한 음식섭취로 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당근 같은 야채 섭취가 도움이 된다. 최근에 많이 판매되고 있는 루테인 같은 건강보조식품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유전적 질환도 많은 편이어서 정기검진을 통해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TV를 시청하는 등 눈에 무리를 주는 행동을 자제하는 습관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