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과제] 이번에도 ‘반복 재생’될 도덕성 논란, 돌파구는

"인정하고 사과하는 자세로 일관할 것" 실망한 여성 표심 끌어올리는 일 관건

2021-07-02     구민주 기자
현재 거론되는 여야 대권주자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만큼 ‘적나라하게’ 도덕성 검증을 거친 인물은 없다. 2017년 대선 경선을 비롯해 2018년 도지사 선거까지, 때마다 거론돼온 이른바 ‘형수 녹취’는 그에게 가장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다. 이 지사는 7월1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1차 국민면접에서 “모두 다 팩트”라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도 해당 논란은 야권 등에 의해 어김없이 ‘반복 재생’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야당에선 이를 재조명하며 ‘욕설’ ‘패륜’이라는 표현과 함께 이 지사를 향한 공세를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를 가진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의 공세는 이미 시작

이 논란과 관련해 이 지사가 4년 전인 2017년 대선정국에서 충분히 ‘예방주사’를 맞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새로운 이슈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선 그리 파장이 크지 않을 거란 관측이다. 그러나 대선주자로서 이 지사의 입지는 4년 전과 분명히 달라졌다. 당시엔 문재인 후보로 일찍이 승세가 기울고 안희정 후보가 그 뒤를 쫓는 상황에서, 그는 당 안팎의 주 견제 대상이 아니었다. 반면 지금은 여당 주자 1위를 독주하는 안팎의 최대 견제 대상이다. 경선, 본선 할 것 없이 경쟁자들은 더욱 끈질기게 그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가능성이 크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이회창도 아들의 병역 비리로 두 번의 대선에서 연달아 치명타를 입고 패배했다. 이전에 리스크로 작용했다 해서 이번에 리스크가 되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여성 표심에 특히나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내용이니만큼, 이 지사로선 더욱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에 대한 여성의 지지율은 줄곧 남성의 지지율에 비해 10%p가량 낮게 나타났다. 6월 1주 차 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전체 24%의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남성은 28%인 반면 여성은 20%에 머물렀다.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 40대·호남, 그리고 여성이라는 점에서, 여성의 지지를 끌어올리는 일은 이 지사의 대선 승리의 주요한 과제 중 하나다. 그런 의미에서 도덕성 논란은 향후 그의 지지세 확장에 커다란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계속 사과하고 계속 설명하겠다”

돌파구는 있을까. 해당 녹취가 세간에 드러난 이후 이 지사는 논란이 거론될 때마다 사과의 자세로 일관했다. 향후 대선 국면에서도 이 같은 기조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를 돕고 있는 핵심 관계자는 “이 지사는 이 부분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죄송하다는 표현을 했고,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와 더욱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앞으로도 그런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남준 경기도 언론비서관 역시 “이 논란에 대한 대응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검증을 또 받아야 한다면 또 받는 것이 당연하다. 계속 설명하고 계속 사과하는 직진 대응만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당시 욕설의 배경이 가족의 부적절한 청탁 요구를 거절하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이 지사 측은 향후 이 논란을 해명함과 동시에 공직자로서의 청렴성을 강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