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으로 몰려든 中 채굴업자들…결국 ‘채굴 금지’ 선포
하산 로하니 대통령 “면허 가진 합법 채굴업자도 금지”
2021-05-27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이란이 최근 빈번하게 발생한 정전 사태의 주범으로 암호화폐 채굴업자들을 지목하고 4개월 간 채굴 행위를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26일(현지 시각) 이란 정부 홈페이지와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국무위원회에서 “오늘부터 여름말(9월22일)까지 면허를 가진 사람이라도 암호화폐 채굴은 불법”이라며 “이는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내 암호화폐 채굴장 85%는 무면허”라며 “모든 사람들이 채굴기를 옆에 두고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란의 저렴한 전기요금은 암호화폐 채굴에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채굴업자들의 대규모 유입을 초래했다. 유입된 채굴업자 중 다수는 중국 채굴업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정부는 불법 암호화폐 채굴업자들이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불법 암호화폐 채굴장 단속을 벌이고 신고 포상금까지 내건 바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내 합법적인 암호화폐 채굴장의 전력 소비량은 300㎿로 전력망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나, 불법 암호화폐 채굴 전력 소비량은 200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법 채굴업자들이 합법 채굴업자보다 6~7배 더 전력을 사용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암호화폐 분석업체인 엘립틱(Elliptic)에 따르면, 이란이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5%로, 연간 채굴량을 돈으로 환산하면 최대 약 10억 달러에 달한다. 엘립틱은 이를 위해서는 지난해 이란 원유 수출량의 4%에 해당하는 연간 1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