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위반 논란이 일었던 방송인 김어준씨에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고 해석한 서울시뿐만 아니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입장과도 배치돼 논란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마포구는 김어준씨 등의 7인 모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마포구 관계자는 “TBS가 모임 당시 방송제작 관련 자료 등을 추가로 제출해 검토했다”며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방역지침상 예외적인 활동(방송)과 관련 있어 과태료 부과는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지난 1월19일 김어준씨 등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제작 관계자 5인 이상이 상암동의 커피전문점에서 모임을 해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다음 날 현장조사를 벌여 모임 참석자가 7명임을 확인했다. TBS는 당시 “오전 생방송 종료 직후 제작진이 방송 모니터링과 익일 방송 제작을 위해 가진 업무상 모임이었다고 해명했다. 마포구가 이를 받아들인 셈이다.
마포구의 결정은 해당 모임이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는 서울시의 판단과 어긋나는 것이다.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해 12월23일부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고 시행 중이다. 시에 따르면, 행정·공공기관의 공적 업무수행 및 기업의 경영활동에 필수적인 모임·행사는 적용대상 제외되는데, 여기에는 TBS가 주장한 방송‧영화 등의 제작 등도 포함된다. 하지만 5인 이상이 회의 이후 다과나 식사하는 것은 기업의 필수 경영활동에 포함되지 않아 금지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정명령을 내린 서울시의 판단과는 어긋나지만, 법령상 처분을 내리는 행정기관이 마포구이고 시가 직접 개입할 법령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마포구의 결정은 중대본이 밝힌 기준에도 어긋나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회사 등에서 업무상 회의는 사적 모임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 후 참석자들이 식사 등을 하는 것은 업무와 관련 없는 사적 모임에 해당한다고 명시돼 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행정명령 위반에 따른 과태료는 이용자 1인당 최대 10만원, 시설 운영·관리자 최대 300만원이다.
김어준씨는 모임 당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턱에 걸치는 이른바 ‘턱스크’를 한 장면이 사진으로 공개됐으나, 마포구는 현장에서 적발돼 계도에 불응한 경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마스크 미착용에 따른 과태료 처분도 내리지 않기로 했다.
한편 서울시 용산구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 5명이 지난 2일 용산구의 한 식당에서 모임을 한 것과 관련해 과태로 1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용산구는 서울시로부터 해당 모임에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