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입에서 나온 ‘하루 1000명’ 경고…얼마나 가까워졌나

4차례 거리두기 격상에도 확산세 여전…‘K방역’ 한계 봉착

2020-12-07     조문희 기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방역당국이 다시 한 번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000명에 다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역당국은 그 기한을 1~2주 내로 전망하고 있다. 4차례의 거리두기 격상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3차 대유행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방역당국의 경고는 얼마나 현실과 가까워졌을까.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3차 유행의 정점이 어디까지 올라갈 지 가늠하기 어려운 총체적 위기 국면”이라며 “지금 추세라면 1∼2주 뒤에는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길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공식적으로 1000명대 신규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앞서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도 지난 30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춥고 건조한 동절기에 환경 여건은 더욱 나빠지고 지역사회에 잠복한 무증상·경증 감염자는 증가해 그 어느 때보다 전파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며 “1∼2주 뒤 감염자는 많게는 700∼1000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1~2주 뒤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길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연합뉴스

코로나 모든 지표 빨간불…“이미 1000명대 기록했을지도”

실제 코로나19 관련 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7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15명을 기록, 전날(631명)에 이어 이틀 연속 600명대를 나타냈다. 통상 주말에는 검사 건수 감소로 평일보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만, 지난 이틀 동안에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전날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수를 의미하는 양성률 역시 지난 5일 2.53%였지만 6일 4.39%, 7일 4.24%로 높아졌다. 평일에도 4%대 양성률을 보인다면 당장 이번 주 내에 하루 확진자가 1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CBS라디오에 출연해 “평일 주중에 2만5000건 정도 검사를 하는데, 양성률이 4.4%로 계산되면 1000명 이상 확진이 가능하다”면서 “감염됐지만 검사를 안 받는 사람들도 보통 2~3배 있다고 추정하면 사실 지지난주부터 이미 1000명 이상 감염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오는 8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기로 함에 따라 헬스장, 당구장 등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이 중단된다. ⓒ 연합뉴스

일상 감염 확산에 역학조사 ‘구멍’…‘K방역’ 한계 왔나

문제는 이 같은 확산세에 방역체계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일상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역학조사가 까다로워진 데다, 거리두기 조치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양상은 특정 위험시설이 아닌 일상 속에서 전파되고 있다. 일상 감염이 늘수록 방역당국이 추적해야 할 감염경로가 다양해지기 때문에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릴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2주(11월22~12월5일)간 확진자 6573명의 감염경로를 보면, 4명 이하 소규모 감염 규모(선행 확진자 접촉)는 38.3%에 달했다. 동시에 감염겸로가 파악되지 않는 환자 수도 한 달 사이 7배 이상 많아졌다. 때문에 지난 19일 동안 4차례나 거리두기를 강화했지만 확산세는 반전되지 않고 있다. 8일부터 다시 한 번 수도권의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나 이마저도 전망은 밝지 않다. 이에 특정 위험시설의 이용을 어렵게 해 이동량을 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거리두기 체계만으로는 더 이상 방역의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