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논란 휘말린 ‘돈키호테’ 최강욱

추 장관 입장문 사전조율 의혹, 최강욱 "다른 사람 글 복사한 것일 뿐"

2020-07-13     조해수 기자

검찰개혁의 첨병을 자처하고 있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자살골이 또 한 번 터졌다. 최 대표가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한 추미애 법무장관의 입장문 가안을 공개하면서, 최 대표와 법무부 간 사전 논의 및 유출 논란이 일었다. 법무부는 실무진의 단순 실수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은 “국정농단 사건의 재연”이라며 십자포화를 퍼붇고 있다.   사건은 7월8일 저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검찰청은 이날 저녁 6시쯤, 독립적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김영대 서울고검장에게 지휘를 맡기겠다는 내용을 법무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법무부는 저녁 7시50분쯤 “(검찰)총장의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음”이라는 추 장관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운데)가 7월3일 국회 본회의가 끝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당 “윤석열 찍어내기에 강성 문 대통령 지지자 가담”

그런데 저녁 10시쯤 최 대표가 ‘법무부 알림’이라는 제목으로 “법상 지휘를 받드는 수명자는 따를 의무가 있고 이를 따르는 것이 지휘권자를 존중한다는 것임.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다른 대안을 꺼내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님. 검사장을 포함한 현재의 수사팀을 불신임할 이유가 없음”이라는 또 다른 추 장관의 입장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최 대표는 30여분 만에 이 글을 삭제하고 “법무부 알림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돼 삭제했다”며 “혼선을 빚어 송구하다”고 썼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일부 실무진이 초안(가안)과 수정안이 모두 나가는(공개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이를 주변에 전파했다”면서도 “해당 국회의원(최강욱)에게 보낸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최 대표 역시 “SNS에 언뜻 올라온 다른 분의 글을 복사해 잠깐 옮겨 적었을 뿐”이라며 자신이 법무부로부터 직접 받은 글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법무부 공지를 ‘가안’ 상태에서 SNS에 올리는 XXX가 어디에 있나, 아마 스마트폰 문자로 받았을 것”이라며 “법무부 알림(입장문)이 아니라고 알려줬다는 다른 지인은 누구인가. 최순실 사태도 시작은 미약했다”고 비꼬았다. 미래통합당은 “‘윤석열 총장 찍어내기’에 청와대와 강성 문재인 대통령 지지 그룹이 가담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배경에 청와대가 있다”며 “법무부가 민정수석실을 통해 문서로 사전에 보고한 후 청와대의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래통합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장문 유출뿐만 아니라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추 장관, 윤 총장까지 모두 불러모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국회 출석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