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부터 목이 칼칼했다. 병원에서는 후두염이라고 했지만,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혹여나 코로나19에 감염된 게 아닐까, 무증상 전파자였던 건 아닐까. 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출근했다. 6월23일이 되어서야 안도감이 찾아왔다. 서울시의 코로나19 무료 선제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다.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무료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전파자를 찾아내기 위한 대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코로나19 선제 검사가 시작된 지 불과 2주만인 23일 2723명이 신청했으며 619명이 검사를 완료했다. 이 가운데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15일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선제검사를 신청한 뒤 22일 검사를 받았다. 서울 시립동부병원 응급실 뒤편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다. 기온이 34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긴팔 보호구를 착용한 의료진이 신청자들을 맞이했다. 바닥에서는 뜨거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데 열을 식힐만한 선풍기는 없었다. 검사 차례를 기다리는 도중 마스크 사이로 땀방울이 한가득 맺혔다.
검사는 간단했다. 의료진에게 서울시에서 보낸 예약 확정 문자를 보여주니 신상정보를 확인한 뒤 라벨에 이름을 적었다. 검사키트에 붙일 본인식별확인서다. 의료진은 검사키트에서 손 한 뼘 길이의 면봉을 꺼내더니 검사자의 입과 코에 넣었다. 입의 경우 혓바닥 뒤쪽과 목구멍 안쪽을 훑는 느낌이었다. 코의 경우 마치 뇌에 닿을 것 마냥 깊게 넣어 찌릿할 정도였다. 저절로 표정이 찡그러졌다. 본인 확인부터 검사 완료까지 채 3분이 걸리지 않았다.
검사를 기다리며 대기명부를 확인했다. 신청자들의 생년월일이 적혀있었다. 14명 중 12명이 90년대 생이었다. 나머지는 71년생, 89년생이었다. 함께 검사를 기다린 세 명의 얼굴 역시 앳돼보였다. 신청이 인터넷으로 이뤄지는 탓에 고령층보다는 젊은층이 많이 자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검사 결과는 다음날 오후 3시30분에야 나왔다. 문자로 통보받았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30시간 동안 불안감이 밀려왔다. 혹시라도 확진 판정이 나오진 않을지, 검사까지 받았는데 회사에 출근해도 되는 것인지. 그러나 결과는 음성이었다. 지금껏 만났던 회사 동료와 가족, 친구들의 얼굴이 스쳤다. 깊은 안도감이 찾아왔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15일 이뤄진 코로나19 무료 선제검사 2차 신청 때부터 정원을 1000명에서 3000명으로 늘렸다. 1차 당시 신청자가 몰리면서 2시간 만에 마감됐던 것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다. 매주 월요일에 그 다음 주 검사를 위한 사전 예약을 받으며 선착순 마감된다. 신청자는 원하는 병원과 날짜 및 시간을 지정할 수 있으며 서울의료원·은평병원·서남병원·보라매병원·동부병원·서북병원·어린이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23일 현재 신청이 마감된 병원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