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국 확산 시작됐다

김우주 교수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당장 실시해야”

2020-06-19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수도권에서는 이미 2차 유행이 시작됐으며 아직 정점을 찍지도 않았다는 의료계의 분석이 나왔다. 여름은 조용히 지나가고 가을쯤 코로나19 2차 유행이 닥칠 것이라는 기존 예측을 앞지르는 확산세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규 확진자가 10명 미만이던 4월처럼 5월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더 유지했다면 지역사회 발생이 없는 뉴질랜드나 대만과 같은 모델로 갈 수 있었다. 그러나 5월6일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면서 결국 사달이 났다.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 추이를 보면, 2월말부터 4월초까지 1차 유행이 있었고 5월부터 이미 2차 유행이 시작됐다. 현재는 정점을 향해 올라가고 있다. 그나마 여름이라는 계절적 요인 때문에 이 정도지, 만일 겨울이었다면 폭발적으로 확산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기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 맞을 것

생활방역으로 수도권 상황이 악화하자마자 전문가들은 전국 대유행을 경고했다. 이 경고대로 최근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6월16~17일 이틀 사이에 대전에서 15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최근 2주간 홍성, 계룡, 아산 등 충남에서도 9명이 확진됐다. 김 교수는 “KTX와 자동차 등을 이용한 수도권 시민의 이동량이 평상시 수준이다. 7~8월 휴가철에 더 많은 수도권 시민이 지방으로 이동하면 전국 대유행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여름 휴가철 이전에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맞을 것이라고도 경고한다. 김 교수는 “나는 5월 후반부터 수도권만이라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타이밍을 놓치면 수도권만으로는 안 되고 전국적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코로나19 전파에 속도가 붙는다는 것이다. 가속도가 붙은 자동차는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바로 서지 못하는 것처럼 감염병 확산이 가속되면 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의료체계의 가용 범위를 넘으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도권의 코로나19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면서도 경제와 교육을 포기하지 못하는 애매한 태도를 고수해 왔다. 결국 생활방역은 실패했고 경제와 교육도 살얼음판과 같다. 감염경로 미확인 환자는 그나마 감염자로 확인됐지만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증상으로 검사를 받지 않은 감염자는 집계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사회에 퍼져 있다. 이런 상황을 통제하지 않고는 일상으로 복귀할 수 없다는 게 의료계의 강력한 메시지다. 김 교수는 “대구에서 병상이 없어 대기 중에 사망한 뼈아픈 경험을 이미 잊은 것 같다. 정부 대응은 근시안적이고 어정쩡하다. 숫자 너머의 것을 봐야 한다. 뉴질랜드와 대만처럼 한국을 코로나19 청정국가로 만들면 안전한 상태에서 경제와 교육 활동을 할 수 있다. 당장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