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 거리 두기’로 감염병 82% 예방

BCG 백신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갑론을박

2020-06-12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거리 두기, 마스크, 고글이 감염병 예방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가 연구로 확인됐다. 캐나다 맥마스터대를 중심으로 한 국제 연구팀은 5월초까지 6개 대륙 16개국에서 보고된 172건의 관찰 연구 등을 종합하고 분석했다.
결론부터 보면 1m 이하보다 1m 이상 타인과 거리를 둘 때 감염병을 82%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거리 1m 이하에서 12.8%였던 감염률은 1m 이상에서는 2.6%로 크게 떨어졌다. 2m 이상 거리를 두면 감염률은 더 떨어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또 마스크를 쓴 그룹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감염병을 85% 예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마스크를 쓰지 않을 때 감염률은 17.4%였지만 마스크를 쓰면 감염률이 3.1%로 줄어든다. 다른 마스크보다 의료용 마스크인 N95 마스크가 비말을 막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첨언이다. 비말을 통해 눈으로도 감염되므로 눈에 고글을 쓰면 감염병을 78%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글을 쓰지 않을 때 감염률이 16%로 측정됐지만 고글을 쓴 경우엔 5.5%로 감소했다. 일반인보다는 의료 현장에서 감염자를 돌보는 의료인에게 고글은 필수 장비다. 결론은 의료 현장이든 공공 장소든 사람과의 거리를 1m 이상 유지하는 것과 마스크를 착용하는 행동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마스크는 코와 입을 모두 가려야 한다. 숨 쉬기가 곤란하다고 입만 막고 코는 밖으로 내놓은 사람이 많은데 이런 착용법은 효과를 반감시킨다. 이 연구 결과는 6월1일 세계적인 의학지 란셋에 발표됐다. 주요 저자인 홀거 네만 교수는 “물리적 거리 두기가 코로나19를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BCG 접종이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코로나19의 예방에도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독일과 미국 등 연구진의 보고가 최근 셀과 네이처 자매지를 비롯한 유명 국제 학술지에 잇따라 실렸다.

BCG 접종군·미접종군 양성 비율 큰 차이 없어

연구진은 BCG가 코로나19를 직접 무력화시키지는 못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로 침투했을 때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교차 면역’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호주는 성인 1만여 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에 돌입했고 미국과 네덜란드에서도 각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 반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진은 BCG 백신을 접종한 사람과 접종하지 않은 사람의 양성 비율에 차이가 없다는 내용의 논문을 5월13일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올해 3월1일부터 4월5일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 가운데 BCG 접종 세대와 미접종 세대의 감염 비율을 분석했다.

BCG 접종군(1979~81년생 3064명)의 양성 비율은 11.7%로 집계됐다. BCG 미접종군(1983~85년생 2969명)의 양성 비율은 10.4%로 나타났다. 거의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BCG 미접종군의 양성 비율이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