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위험을 줄이는 식사법 [강재헌의 생생건강]

인지기능 장애 위험을 낮추는 식품 1위는 수산물, 2위 채소

2020-05-26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18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70만5473명으로 추정되며 치매 유병률은 10%다. 이와 함께 치매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 2024년에는 100만 명, 2039년에는 200만 명, 2050년에는 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보면 가장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질병 가운데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치매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 절주,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여러 가지 생활습관 교정과 혈압과 혈당 관리 등이 중요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전통적으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식단은 지중해식 식단이다. 지중해식 식단은 과일, 채소, 통곡, 빵·감자, 닭고기, 견과류, 올리브 오일, 생선 중심의 음식이다. 또 적당량의 적포도주와 저지방 우유를 마시되 적색육은 되도록 적게 섭취하라고 권하는 식단이다. 불포화지방산인 올리브유에는 올레인산이라는 항산화 물질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폴리페놀이 많이 들어 있어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게다가 연어, 참치, 정어리 등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과 항산화 효과가 있는 적포도주를 곁들이면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지중해식 식단과 치매 발생 위험의 관계를 살펴본 12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중해식 식단을 잘 지킬수록 인지기능이 더 좋고 인지기능 저하가 더 적었으며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식 식단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지중해식 식단으로 먹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고혈압 예방과 치료를 위해 제안한 식사법인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DASH 식단은 과일, 채소, 통곡, 저지방 우유, 견과류를 많이 섭취하고 적색육과 짠 음식을 줄이고 설탕이 든 음료를 적게 먹도록 권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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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수산물 많이 먹는데 채소 섭취량 적어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진이 7750명을 5~10년간 추적 조사해 식단과 식습관에 따라 인지기능의 차이가 있는지 조사했다. 이 연구 결과 인지기능 장애의 위험을 낮추는 가장 중요한 식이 요인은 수산물이었고 그다음이 채소였다. 2018년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수산물 섭취량은 58.4kg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세계 평균 1인당 수산물 섭취량은 20.2kg이고 노르웨이는 53.3kg, 일본은 50.2kg이었다. 한국인이 자주 먹는 수산물로는 오징어, 새우, 멸치, 굴, 명태, 고등어가 있다. 이들 수산물에는 단백질과 오메가3가 풍부하며 멸치에는 칼슘, 굴에는 아연이 풍부하다는 영양학적 그리고 의학적 이점이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1인당 채소 소비량은 2000년 165.9kg을 정점으로 이후 지속 감소해 2018년 122kg으로 줄었다. 따라서 한국인의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한식 식습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산물은 지금처럼 충분히 섭취하고 채소 섭취를 늘리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