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지역구’ 부산 사상, 배재정과 장제원의 ‘낙동강벨트 고지전’ [여론끝짱]

‘문재인 친위대’ 배재정 vs ‘문재인 저격수’ 장제원의 한판승부…4년 전 1800여 표차 초접전

2020-03-16     이민우 기자
4년 만에 다시 만났다. 부산 사상구에서 맞붙는 배재정 전 민주당 의원과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 얘기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치열한 혈투를 벌였던 두 사람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2차전을 벌이게 됐다. 친문(親文·친문재인) 친위대와 친문 저격수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사람은 4년 전 20대 총선 당시 부산 사상을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였다. 물론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까지 3파전 구도로 흘렀지만 세 후보 모두 3만~4만여 표를 획득할 정도였다. 이 가운데 1위를 차지한 장 의원(37.50%)과 2위로 아쉽게 낙선한 배 전 의원(35.87%)의 격차는 1869표에 불과했다. 일대일 진검승부 양상으로 치러질 이번 선거는 어떨까. 배재정 전 민주당 의원은 지자체장, 시의원을 싹쓸이한 여세를 몰아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의 표까지 흡수해 압도적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배 전 의원은 지난 4년간 지역을 일궜다. 배 전 의원은 과거 당 대변인을 하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19대 비례대표 출신으로, 뒤늦게 지역구로 내려가 선거를 했음에도 초박빙 차이로 격차를 좁혔다. 그리고 4년간 지역 주민들을 만나 텃밭을 다졌다. 그 사이 헌정 사상 최초의 국무총리 여성 비서실장이라는 타이틀도 챙겼다. 배 전 의원은 장인수 사상구의회 의장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임명하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4년 전 장 의원에게 패한 아쉬움을 설욕전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배 전 의원은 당시 세 결집에 실패한 것이 패인이라고 분석하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시의원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여세를 몰아 반드시 국회 입성에 성공하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장제원 의원은 2세 정치인이다.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의 둘째 아들로 사상구에서 대를 이어 3선에 도전하고 있다. 형이 동서대 총장이고 어머니는 재단 이사장이다. 그만큼 사상구에서 장제원 의원의 조직력은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의 양당 구도 속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는 저력을 과시한 장 의원은 양자 대결을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대정부 저격수’ 이미지와 ‘문재인 정권 심판’을 슬로건으로 보수 세력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지역은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지역 중에서도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다. 다만 19대 총선 때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면서 낙동강 벨트의 핵심 승부처로 떠올랐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압도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은 부산·경남(PK) 지역 민심의 가늠자라 할 수 있다. 친문 친위대 성격의 배 전 의원과 친문 저격수로 불리는 장 의원의 승부에 따라 낙동강 벨트의 판세가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