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폭탄 하루 만에 돌변한 北…“코로나 극복 응원”

김여정은 “청와대에 경악한다” 메시지 다음날 김정은 “한국 응원한다”

2020-03-05     조문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한국 국민을 위로하는 뜻을 전했다. 김 국무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지 이틀도 채 지나지 않아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한 '남북정상 자수 초상' ⓒ 연합뉴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5일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이 어제 친서를 보내 왔다”며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코로나19와 싸우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한국이)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라며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길 빌겠다”고 했다. 윤 수석은 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감사의 뜻을 담은 답장 성격의 친서를 이날 김 위원장에게 발송했다. 북한은 지난 2일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하고 다음날엔 김여정 제1부부장 명의로 청와대를 향한 원색적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3일 청와대가 북한의 합동타격훈련에 우려를 표한 데 대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담화를 발표하고 말폭탄을 쏟아냈다.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바보스럽다’ ‘저능하다’라고 표현하는 가 하면, “우리 보기에는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그런 북한이 하루 만에 한국의 코로나 사태를 염려하고 위로하는 친서를 보내면서,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대남 강경 메시지를 통해 태도 변화를 촉구하면서도, 극단적인 갈등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