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서거 10주기에 보폭 넓히는 친노 인사들

유시민·양정철 등 총선·대선 관련 잇따른 목소리

2019-05-19     구민주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앞두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 친노 인사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 10주기 추모 분위기와 맞물려 이들의 발언과 행보 하나하나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더욱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노이자 친문인 이들이 더 이상의 민심 이반을 막고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이루기 위해 다시금 결집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5월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오른쪽)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표 친노 인사들의 정치적 속내는 5월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유시민 이사장과 양정철 원장은 무대에 올라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주의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토크를 이어갔다. 그러나 단연 대화의 핵심은 유 이사장의 정치 복귀와 대선 출마 여부로 쏠렸다. 이 자리에서 양 원장은 유 이사장의 정치 일선 복귀 필요성을 연신 강조했고, 유 이사장은 이에 대해 “원래 중이 자기 머리는 못 깎는다"고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후 계속되는 정치 복귀 여부에 꾸준히 .부정하는 의사를 보였다. 재단 이사장 취임사에서 그는 ”내 인생에 출마는 없다“고 단호히 밝히기도 했다. 그는 대선 출마는 물론 정치 복귀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외곽에서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해왔다. 일각에선 그가 최근 몇 달 새 정치 복귀에 대해 부정하는 강도가 이전보다 약해졌으며 미묘하게 결이 달라졌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여권에선 대선을 앞두고 판이 깔리게 되면 그가 못 이기는 척 나설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 신임 원장이 5월14일 여의도 당사 민주연구원 사무실 앞에서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유 이사장과 같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줄곧 정계 복귀에 대해 손사래를 쳤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본격적으로 지지층 결집과 총선 승리를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친노인 동시에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꼽혀온 그가 당의 총선 전략을 수립하는 요직을 맡게 되면서, 그가 총선에서 어떤 그림을 그릴지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총선에서 인재 영입이나 공천 과정에 있어 친노 좌장 격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어떻게 협업해나갈지도 주목받고 있다. 다만 친노·친문 지도부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경계한 당 여론이 최근 비주류인 이인영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하면서, 기존 주류들에 대한 당내 견제 심리가 향후 어떻게 작용할지 변수가 될 거란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