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챔스 결승전, ‘뉴발 vs 나이키’ 대결도 관심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스폰서 기업들도 치열한 경쟁 리버풀 스포츠 용품 후원사 뉴발란스, '공룡' 나이키에 도전장

2019-05-14     송창섭 기자
꿈의 무대인 UEFA 챔피언스리그는 올해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팀끼리 격돌한다. 리버풀과 토트넘은 다음달 2일(현지시각)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구장인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우승컵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EPL팀끼리 결승전에서 맞붙은 것은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2008시즌이 마지막이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EPL 라이벌 첼시를 꺾고 우승트로피 ‘빅이어’를 손에 넣었다.  

11년 만에 EPL팀 끼리 최종승부 맞대결

리버풀과 토트넘 두 팀의 대결은 스폰서 기업들에게도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다. 리버풀의 메인스폰서는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으로 2010년에 계약을 맺은 이래, 꾸준하게 리버풀을 후원해주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와의 계약은 일단 올해까지로, 후원금액은 연간 3000만 파운드(약 458억원)로 알려져 있다. 이 정도의 돈을 내는 조건으로 리버풀 선수들은 유니폼 앞쪽 정 중앙에 스탠다드차타드 로고를 달고 뛴다. 그 다음으로 많이 후원하는 기업은 미국계 상업은행 웨스턴 유니언이다. 웨스턴 유니언은 리버풀 선수들 유니폼 오른쪽 소매에 로고를 다는 조건으로 연간 2500만 파운드(약 382억원)을 내고 있다.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내달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이번 결승전은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팀인 리버풀과 토트넘이 맞대결을 펼친다. 사진은 지난 3월31일(현지시각)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필드에서 펼쳐진 두 팀 간 경기. ⓒ연합포토
키트 서플라이는 뉴발란스가 맡고 있다. 스포츠 용품이나 서비스 등을 후원하는 스폰서를 테크니컬 스폰서라고 부르는데 유니폼, 스포츠용품을 제작 공급하는 키트 서플라이도 여기에 포함된다. 스포츠마케팅 연구기관 SBG에 따르면 유럽 5대 축구리그의 2018~2019시즌 키트 서플라이와 셔츠 스폰서 후원금액은 16억3000만 유로(약 2조1621억원)로 한해 전보다 7.9% 늘어났다.  

뉴발란스, 내년 리버풀 계약 최고가 경신 예상

리버풀이 뉴발란스로부터 키트를 공급받은 것은 워리어(미국 스포츠 브랜드로 나중 뉴발란스로 통합)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2012~2013시즌부터다. 1980년대부터 2000년까지 리버풀은 아디다스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하지만 리버풀이 팀 고유 컬러인 빨간색을 고집한데다, 2009~2010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면서 아디다스는 키트 서플라이 연장계약을 포기했다.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온 회사가 바로 뉴발란스다. 세계최초로 바닥에 홈이 파인 러닝화를 개발한 회사인 뉴발란스는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다. 회사가 설립된 것은 1906년이지만 오늘날과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한 것은 1972년 짐 데이비스 회장이 인수하면서다. 뉴발란스는 러닝에 특화된 기능성 운동화를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라인업도 죄다 운동화다. 뉴발란스는 함께 미국 동부 보스턴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존 헨리 리버풀 구단주와 알게 되면서 리버풀과 인연을 맺게 됐다. 팬웨이스포츠그룹 오너인 존 헨리는 리버풀은 2010년 10월 사들인 거부로 리버풀이외에 언론사 '보스턴 글로브', MLB(메이저리그) 야구팀 '보스턴 레스삭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뉴발란스 유럽 매출 전체 30% 차지

리버풀과 뉴발란스의 계약은 다음 시즌으로 끝난다. 현재 알려진 계약금액은 연간 4500만 파운드(약 690억원)다. 만약 올해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이 우승컵을 들게 된다면 키트 서플라이 금액은 급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EPL에서 키트 서플라이 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아디다스와 연간 7500만 파운드(약 1151억원) 계약을 체결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관련업계에서는 올해 리버풀이 사상 최고가를 깨는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리버풀을 후원하는 뉴발란스는 이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노출로 막대한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를 거두게 생겼다. 모델 장윤주가 2011년 10월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열린 뉴발란스 한정판 콜렉션 'H574 PPF' 출시기념 '뉴발란스 574 Talk x Live' 컬쳐파티 참석해 사회를 보고 있다. ⓒ연합포토
위르겐 클롭 감독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영입한 뒤 리버풀은 매년 스포츠마케팅 연구기관이 발표하는 세계 5대 축구클럽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뉴발란스는 자사 상품의 다양한 컬러를 고려해 빨간색만을 고집하는 리버풀의 팀 컬러 변경을 조심스럽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버풀의 선전으로 뉴발란스의 유럽시장 판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자금난 겪는 토트넘은 나이키와 장기 계약

현재 뉴발란스는 비상장기업이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다. 하지만 전체 판매량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넘는데, 이러한 판매 신장의 배경에는 리버풀의 선전이 있다. 회사 CEO인 로베트로 디 마티니는 의류전문매체 후왓웨어(WhoWhatWear)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450억 달러(약 53조 1300억원)가 목표며 2023년에는 판매고를 700억 달러(약 82조620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승전에서 리버풀과 맞붙을 토트넘은 지난해 10월 나이키와 연간 3000만 파운드(약 460억원)의 후원 계약을 맺었다. 금액으로 치면 큰 규모는 아니지만 2033년까지 장기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스포츠 브랜드 부문 세계 최대 회사인 나이키는 현재 여러 스포츠 구단과 후원계약을 맺고 있는데, 이중 토트넘과의 계약이 가장 길다. 이는 홈 구장 건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토트넘 구단과 나이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여 진다. 영국 현지에서는 다니엘 레비 토드넘 구단주가 새 구장을 지으면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나이키로부터 금액을 낮추고 장기로 스폰서십을 계약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현지에서는 토트넘 구단이 새 구장 건립 조건으로 금융권으로부터 조달한 부채액이 6억3700만 파운드(약 96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