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승리 “성접대 사실 없다”…언론에 처음으로 입장 밝혀

시사저널에 카카오톡 보내온 뒤 전화로 심경 공개 승리 “지금은 진실을 얘기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 상황”

2019-03-19     공성윤 기자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성매매 알선, 해외 원정도박 등의 의혹에 대해 시사저널에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시사저널은 ‘버닝썬 사태’ 이후 지난 2월 중순부터 승리 측과 접촉하며 꾸준히 인터뷰를 요청해 왔다. 그러던 중 3월19일 승리의 법률대리인 손병호 변호사를 통해 당사자인 승리와 직접 통화할 수 있었다. 다음은 승리의 말이다.  “지금 이 모든 사건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들로부터 시작된 거 아닙니까. ‘경찰총장’이라고 쓴 것처럼 우린 아무것도 모르고 바보들끼리, 친구들끼리 허풍 떨고 허세 부린 겁니다. 이런 것들이 탈세, 경찰 유착이란 여론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사실 지금은 진실을 얘기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 상황입니다. 수사기관조차 카카오톡 내용들이 다 사실이고 증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 제가 유명하고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말 냉정하게 ‘내가 했던 일들이 맞다, 안 맞다’ 판단되지 않을까봐 두려운 거고요. 솔직히 국민들께 죄송해서라도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반론할 수 없는 위치에 있지 않습니까.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면, 해외 원정 도박과 성매매 알선은 없었습니다.” 이에 앞서 승리는 3월16일 오전 1시경 지인을 통해 기자에게 본인의 카카오톡을 캡처한 사진을 보내왔다. 성매매 알선·해외 원정도박 의혹은 시사저널이 3월14일 승리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하면서 처음 불거졌다. 
승리가 3월16일 오전 1시경 지인을 통해 기자에게 보내온 카카오톡 캡처 사진. ⓒ 승리 지인 제공
  승리는 성매매 알선·해외 원정도박 의혹과 관련, 카카오톡 대화를 주고받은 김 대표에 대해 “그냥 사기꾼”이라고 주장했다. 승리 측 손 변호사는 3월19일 기자와 만나 “김 대표는 승리에게 ‘니켈사업을 위해 인도네시아 왕을 만나러 간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아내나 여자친구인 것처럼 동행할 미모의 여성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실제로 김 대표는 여자 없이 승리와 둘이서만 인도네시아에 갔다”고 주장했다.    

도박 의혹 관련 “2억 땄다는 얘기는 허풍떤 것”

원정도박 의혹에 대해서도 승리는 부인했다. 승리는 “당시 내가 돈 땄다고 하거나 돈 사진 보낸 건 다 허풍, 거짓, 자랑질 하려고 있지도 않은 사실을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호텔에 확인해보면 나온다”고 했다. 또 “(김 대표는) 내가 도박한 걸 직접 보지도, 같이 있지도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와 나눈 대화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다. 두 사람이 만나지 않았다는 정황이 담긴 내용이었다. 
승리가 3월16일 오전 1시경 지인을 통해 기자에게 보내온 카카오톡 캡처 사진. ⓒ 승리 지인 제공
  앞서 본지는 승리가 2014년 김 대표에게 카카오톡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2억원을 땄다”고 말한 내용을 입수·보도했다. 승리는 돈다발을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승리 “20억 돌려받으려고 잘 보이려 했을 뿐”

그럼 승리는 왜 이렇게 김 대표에게 저자세를 취한 걸까. 손 변호사는 “김 대표 측에 투자한 20억원의 돈을 돌려받기 위해 2년 가까이 끌려다닌 것”이라고 관련 사건을 상세히 설명했다. 지난 2015년 12월 승리가 “가수 신아무개씨에게 사기당했다”며 검찰에 고소한 사건과 관계있다는 게 승리 측 입장이다. 승리 측은 “신씨는 김 대표와 같은 편”이라며 “이들은 부동산 투자 명목으로 승리에게 20억원을 받은 뒤 잠적했다”고 밝혔다. 승리는 “신씨가 호구를 물어오면 김 대표는 그림을 짜고, 김 대표의 누나가 실무를 보는 부동산 투자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당시 승리는 약 일주일 만에 고소를 취하했다. 손 변호사는 “김 대표가 승리에게 여성을 알선하는 듯한 카카오톡을 보여주며 협박해서 취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승리는 그 외에도 신씨와 주고받은 휴대폰 문자 캡처사진을 보내왔다. 여기에 따르면, 승리는 “내가 투자한 20억원을 다른 곳에 썼다면 그건 잘못된 것 같다”라며 “일단 좀 만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신씨는 “내가 한국 갈 상황이 아니다. 좀 많이 안 좋다”고 답했다.  승리는 3월16일 지인을 통해 기자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도 보내왔다.  “제가 억울함을 호소할 상황이 아니잖아요. 잘못했죠. 저런 놈들이랑 어울리고 저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승리(본명 이승현)가 3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