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끝짱] “태극기 부대 판치는 한국당 미래 암담하다”

정두언·배종찬 “한국당 전당대회 절망스러워” 직설

2019-02-22     조문희 기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가 극우 성향의 ‘태극기’ 세력에 휘둘리며 논란이 됐다. 지난 2월18일 대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는 태극기 세력에 그야말로 점령당했다. 극렬 지지층인 태극기 부대로 추정되는 이들이 특정 후보(김진태 의원)를 연호하고 상대 후보에겐 욕설을 퍼부어 진행이 불가능한 정도였기 때문. 한국당에 전당대회는 약일까 독일까.

■ 진행 :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 정두언 전 의원/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편집 : 시사저널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촬영 : 시사저널이코노미 노성윤 PD/ 권태현 PD / 시사저널 박정훈


[전문]

◇ 소종섭 편집국장(소) : 자 정두언의 시사끝짱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영상 조회 수가 5만을 넘겼습니다. 오늘은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 새로 오셨습니다.

다같이 : 반갑습니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배) : 5만 정도 넘어 가면 오만으로 축하 여행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 정두언 전 의원(정) : 오만에 빠질까봐 못해주지.

◆ 배 : 이런 분위기군요. (하하)
 
◇ 소 :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막 불붙고 있고 합동연설회도 하고 TV토론회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하는데. 정 의원님 어떻게 보셨습니까.

 

"태극기 세력 판치는 한국당에 미래없어"

◆ 정: 절망적으로 봤죠. 태극기 세력이 거의 전당대회를 장악하고 있잖아요. 사실 한 줌도 안 되는 세력인데 마치 전체를 좌지우지 하는 것처럼 비춰져가지고.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자꾸 발이 묶이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그런 식으로 가다보면 자유한국당에 미래가 없고 집권을 포기한 정당이 될 거 같아요. ‘집포당’

◇ 소 : 집포당. 별명을 하나 붙이셨네요. 자유한국당엔 집포당의 징후가 보인다.

◆ 정: 이해찬 대표가 만날 ‘20년 집권’ 얘기하는데 그 얘기 안 해도 될 거 같은데요.

◇ 소 : 저절로 그렇게 될 것 같습니까. 배 소장은 어떻게 봤어요.

◆ 배 : 정 의원님이 유행어 제조기신데. 저는 ‘난망’. 왜냐하면 그래도 자유한국당을 견인해주는 지지층은 대구 경북이거든요. TK만은 지켜야 하는 게 최후의 보루 정도의 개념인데. 사실 이게 컨벤션 효과를 누려야 되는 거 아니에요. 적어도 대구 경북이 큰 잔치집이라고 봐야 하는데. 그런데 여기서 지지율이 올라가는 소리가 별로 안 들리는 거죠. 

왜냐하면 두 가지로 해석되는데. 하나는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전혀 안 드러나거든요. 대구 경북마저도 야유를 한다? 근데 미국에서 선거를 보더라도, 자기 고향에서 대접받지 못하면 선거에서 기대할 게 없거든요. 근데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대구 출신(이에요). 대구에서 학교를 다녔고 TK 지역이 고향이니까 환영을 받아야 하는데 환영받지 못했던 것. 또 하나, 청년위원으로 나온 사람이 너무나 난망한 상황을 연출하더라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막말로 끝나더라고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저는 오히려 청년을 향한 보수 정책을 내놓았더라면 참 훈훈한 장면이 됐을 텐데.

◇ 소 : 어쨌든 두 분 다 진단은 기본 맥락은 똑같네요. 엊그제 보니까 오세훈 후보 같은 경우에는 연설 자체를 하기 힘든 상황? 오히려 본인에 대한 박수를 유도했는데 김진태, 김진태 연호를 하니까. 곤혹스럽다 이런 표정을 짓던데.

◆ 정 : 전당대회장이 축제가 되어야 하는데 그 반대로 난장판이 돼버렸잖아요. 과거 군사독재시절에는 각목전당대회도 있었고 깡패들도 동원하고 그랬지만 민주화 이후에 이런 전당대회는 없었거든요. 질서와 최소한 예의조차 없는 거예요. 그거는 보수가 아니죠. 보수는 사실 질서, 책임 이런 게 중요하잖아요.

◆ 배 : 한 줌이란 표현이 어떻게 들릴 진 모르겠지만. 여론조사 할 때 우리는 백퍼센트란 표현을 쓰거든요. 보통 제 1 야당이나 집권여당에서 전당대회를 할 때는 우리가 100만 명 얘기 합니다. 전당대회에 관심을 가지거나 참여하는 사람을. 근데 태극기 부대는 뭐 많아야 만 명 정도의 규모일 텐데. 그러면 백 분의 일이 전당 대회장을 가득 채울 수 있다는 거거든요. 근데 전당대회 나가서 투표하는 걸 실험조사 해보면, 적어도 연애할 때 (정 의원님 젊으실 때 데이트 많이 하셨을텐데) 옷을 제대로 차려입고 미팅 장소로 나가는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보통 신경 쓰는 게 아니거든요. 웬만한 사람들은 아 유세장까지 내가 왜 가 이런단 말이에요.

◇ 소 : 일단 먹고 살기 바쁘잖아요. 

◆ 배 : 그 정도 강성인 거죠. 가서 특정인의 이름을 연호할 정도면.

◇ 소 : 극렬 지지자들.

◆ 배 : 비춰지는 건 그 사람들 모습밖에 안 보이거든요. 비대위원장 마저도 환영받지 못하는데 보안관 모자를 쓴 특정 후보에게 연호를 한다? 이건 사실 전당대회장이 골고루 당에 대한 민의가 반영됐다고 보긴 힘들어지는 거죠. 

◆ 정 : 그 세력이 시간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세력이에요. 죄송하지만 할 일이 별로 없는 사람들. 그러니까 동원력이 좋은 거죠.

◇ 소 :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국정농단 이후에 비대위가 출범하고 그러면서 뭔가 쇄신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새 출발하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과거로 회귀한, 그런 전당대회가 아니냐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메시지 없는 오세훈, 페이스 잃어

◆ 배 : 항상 보면 중요한 게 두 가지 이념을 가져가야 정권을 가져오는 게 가능합니다. 보수 중도.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나 우클릭을 했어요. 우클릭을 했기 때문에 중도까지 더 많이 가져가면서. 그러니까 부산에서 홍준표 전 대표보다 득표를 더 많이 했어요. 울산도 그렇고. 그런 부분들을 아주 각성해야 하는 건데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그러려면 균형된 목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유일한 비박이라고 해야 하나요 좀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오세훈 전 시장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는다는 게 아쉬운 점입니다. 

◆ 정 : 오세훈 시장이 이제 승부를 떠나서 이번에 메시지를 정확하게 던지면 희망이 있거든요. 져도 잘 져야 하는데. 근데 별로 잘 못하고 있는 거 같아요. 

◇ 소 : 파이팅을 잘 못하고 있다.

◆ 정 : 자꾸 당 내 극우세력을 의식하는 거예요 조금씩. 아예 배척하든지 무시하든지 하면서 자기 목소리를 내야 되는데 어정쩡해요. 그러니까 국민들한테 안 들리는 거죠.

◇ 소 : 전화 한 번 하세요.

◆ 정 : 시작 전에 얘기 했는데 하다보니까 자꾸. 

◆ 배 : 식당에 가서 조언을 좀 얻으셔야 하는데. 정 의원께 꼭 여쭙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요즘 유세하는 걸 보면서 오세훈 전 시장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나왔냐면. 자꾸 안철수 전 대표의 모습이 보인다는 거예요. 유세를 할 때 너무 감정에 격해져서 메시지가 중요한데. ‘이런 정당은 안 됩니다’ 사람들이 좀 차분하게 이야기해도 들릴 텐데. 그러면서 그 속에서 사실 메시지가 귀에 와 닿아야 하는데 너무 감정이 격해진 모습. ‘이대로는 수도권 필패입니다’ 이런 얘길 너무 많이 하시니까. 저는 이런 유세 기법에 대해서 의원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정 : 본인이 직접 나가시지. 

◇ 소 : 정 의원님 유세 많이 해보셨잖아요.

◆ 정 : 밀리다 보면 자기 페이스를 잃죠. 내가 볼 땐 페이스를 잃은 거예요. 원래 되게 말 잘하는 분이거든요. 장악도 잘 하는데. 페이스를 잃었어요.

◇ 소 : 일단 TV토론이 시작되니까 거기서 반전을 모색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미 페이스를 잃었나요.

◆ 정 : 그건 아닐 거 같고. 이제는 황교안 본인 대 본인의 싸움이 돼 버렸죠.

◇ 소 : 이미 국면을 넘어섰다.

◆ 정 : 자기가 특별한 실수를 하지 않는 한 이기는 건데. 

 

"황교안 대표되면 한국당 분열된다"

◇ 소 : 그러면 이른바 태극기 부대 목소리가 크게 나오면서 자유 한국당이 이런 상태로 가면 총선 전에 또 분열이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말들이 나오는데. 

◆ 정 : 황교안 전 총리가 대표가 되는 순간 심리적인 분단 상태가 올 거예요. 그리고 여론조사가 계속 빠지다보면 의원들이 동요하죠. 주류 대 비주류 간에 갈등이 격화되고. 그러면서 늘 이야기 했듯이 총선 전에 새로운 비대위 체제가 나와서. 황교안 갖고는 총선 못 치른다 이런 결론으로 가는 거죠.

◆ 배 : 말씀하신 대로 이 전당대회가 총선에 과연 약일까 독일까.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우려될 수밖에 없는 게 지지율이거든요. 선거 뛸 때 보면 정당지지율이 기초 체력이 되더라고요. 이 지지율이 30%를 넘어서면 어느 지역에서나 붙어볼 만 한 거예요. 그런데 새로운 지도부가 출발을 했는데 지지율이 선거에 가까워지면서 15% 가까이 내려가 버린다? 그러면 큰 위기가 오거든요. 이 순간에 또 하나의 포인트는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이)이 만약 두 자리로 가 버리면 의원들이 굉장히 동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겹치는 지역이 있으니까요. 

◆ 정 : 근데 바른미래당이 다시 올라갈 수 있을까요?

◆ 배 : 그것도 쉽지 않다고 봅니다.

◇ 소 : 안에도 정리가 안 된 상황이라 쉽지 않죠.

◆ 배 : 그러니까 15%가 되면 엄청난 위기가. 말씀하신 대로 바로 비대위가 등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순간이 온다는 건데. ‘어대황’이란 이야기를 하거든요. 어차피 대표는 황교안. 그렇다면 한국당은 전당대회 이후가 더 큰 문제다. 전당대회가 총선에 약일까 독일까.

◆ 정 : 독이죠.

◇ 소 : 독도 여러 번 독을 정의원님이 주셔가지고.


▶ [정두언의 시사끝짱]
정두언 전 의원은 최근 각종 방송에서 맹활약하며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평론으로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정두언의 시사끝짱]은 이슈의 핵심을 찌르는 깊이 있는 해설과 분석을 독자들에게 선보일 것입니다. 에서 더 많은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