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권장하는, 올바른 미세먼지 마스크 사용법

누설률·안면부흡기저항·분진포집효율 지켜야···실내에서는 착용하지 않아도 무방 

2019-01-15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요즘 일반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보건용 마스크(이하 마스크)를 착용하는 일이다. 그러나 마스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유한킴벌리)
  같은 마스크라도 어떻게 착용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천차만별이다. 마스크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마스크가 어떤 조건에서 제작됐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마스크를 만드는 제조사는 최소 3가지 실험을 통과한 제품으로 보건당국으로부터 의약외품 허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 3가지를 만족하면 미세먼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미세먼지보다 작은 1~5μm의 입자를 마네킹을 통해 강제로 흡입하도록 분사했다. 왼쪽은 일반 마스크이고 오른쪽은 보건용 마스크다.(유한킴벌리) 
  3가지는 누설률, 안면부흡기저항, 분진포집효율 실험이다. 누설률은 마스크를 얼굴과 마스크 틈새로 공기가 새는 비율이다. 누설률이 높으면 미세먼지 마스크로서의 가치가 없다. 따라서 마스크를 착용할 때 얼굴에 잘 밀착시켜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스크 끈을 조이고 코지지대를 잘 받쳐서 마스크와 얼굴 사이로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마스크는 대개 대형·중형·소형으로 그 크기가 나뉘어있다. 어린아이가 대형 마스크를 착용하면 마스크와 얼굴 틈새로 미세먼지가 유입되므로 얼굴 크기에 맞춰 마스크를 고를 필요가 있다. 마스크 크기를 선택하는 기준은 귀에 끈이 걸리는 부분에서 코지지대 부분까지의 거리다. 그 길이를 손가락으로 잰 후 11.5cm 이상이면 대형 마스크를 사용한다. 중형은 10.5~12cm이며, 10.5cm 이하는 소형이다. 또 제품 포장지 뒷면에 눈금자가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면 편리하다. 
마스크 사이즈 측정법(유한킴벌리)
  안면부흡기저항 실험은 공기를 들이마실 때 마스크 내부가 받는 저항을 측정한다. 이 값이 크면 호흡이 힘들어진다. 따라서 KF80보다 KF94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잘 거르지만, 그만큼 안면부흡기저항이 커서 호흡은 힘들다. 일반인은 물론 임산부, 호호흡기·심혈관 질환자, 어린이, 노약자는 마스크를 착용할 때 호흡이 불편한지를 살펴봐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할 때 수건이나 휴지를 덧대지 말라는 이유도 안면부흡기저항과 관련이 있다. 마스크를 깨끗하게 오래 사용하거나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더 높이려는 생각에 수건이나 휴지를 마스크 안쪽에 대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수건이나 휴지를 대고 마스크를 사용하지 말라는 이유가 있다.  유한킴벌리 마스크 개발자는 "수건 혹은 휴지 등을 마스크에 덧대면 마스크 자체의 밀착력이 떨어진다. 마스크와 얼굴 사이로 미세먼지가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또 두 번째 이유로는 마스크 내에 공간이 있어야 호흡하기가 수월한데, 그 공간을 수건이나 휴지로 채우는 일이 되므로 호흡에 방해가 된다"고 설명했다.  분진포집효율 실험은 공기를 들이마실 때 입자를 걸러주는 비율을 측정한다. 예컨대 80% 이상이어야 마스크로서의 가치가 있다. 마스크 광고를 보면, 4중이나 5중이니 필터를 여러 겹으로 만든 제품이 있다. 필터가 여러 겹일수록 분집포집효율이 높아 미세먼지를 막는 데 효과적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필터가 몇 중이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메인 필터의 성능이다. 메인 필터가 얼마나 미세먼지를 잘 잡아주는지가 핵심이라는 말이다. 제조사의 기술력의 차이로 메인 필터의 성능에 차이가 생기는데, 이를 대체하기 위해 4중 또는 5중으로 필터를 겹치는 것은 미세먼지 차단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같은 기술이라면 필터 수가 많을수록 분진포집효율은 높겠지만, 그만큼 안면부흡기저항이 커지므로 숨쉬기가 불편해진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법(유한킴벌리)
 

또 마스크를 세탁해서 재사용하지 말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스크를 세탁하면 메인 필터의 조직이 물리적으로 훼손되고, 필터의 정전 기능도 손상된다. 먼지를 잡는 능력 즉 분진포집효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또 세탁 후 마스크 모양이 변형되면 얼굴이 잘 밀착되지도 않는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미세먼지 차단에 효과적일까? 마스크는 호흡기 보호구이므로 실내든 실외든 착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실내에도 미세먼지가 많다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이롭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실내 공기는 실외보다 쾌적하다. 따라서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마스크를 쓰면서 불편을 감수할 것인지는 소비자의 선택이다.  

마스크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제조일로부터 36개월이다. 의약외품 관리기준 가운데 하나인 유통기한을 3년으로 잡은 것이다. 

한편, 화장품 가운데 미세먼지를 차단 또는 세정해준다는 제품이 있다. 예컨대, 한 업체는 자사의 패드를 얼굴에 문지르면 알갱이가 생기는데, 그것이 미세먼지·스모그·노폐물이라고 광고했다. 이 업체는 허위·과대 광고를 한 혐의로 식약처에 적발됐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미세먼지 차단·세정 효과가 있다는 화장품(자외선 차단제, 보습제, 세정제 등) 53개 제품 가운데 27개 제품은 효과가 없다고 발표했다.